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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에 집중하라"…신동빈 주문에 롯데 계열사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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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계열사, ESG 강화 움직임 가속…신 회장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수립 시 고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로,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여러 악재로 위기에 빠진 롯데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ESG 경영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돼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에도 주요 대기업보다 선제적으로 ESG 경영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신 회장은 3대 비재무적 성과(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했으며, 이후 2016년부터 환경·공정거래·사회공헌·동반성장·인재고용과 기업문화·컴플라이언스·안전 분야 등 비재무적 항목을 임원 평가에 반영토록 했다.

'뉴롯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 회장은 최근에도 롯데의 각 BU(Business Unit) 및 계열사를 향해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ESG 강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도록 주문했다. 장기적인 성과지표를 도입해 투자자와 고객의 신뢰를 증대시키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롯데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필수요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월 롯데 화학 BU는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달성 및 탄소중립성장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친환경 전략과 목표, 추진 과제를 담은 '그린 프로미스(Green Promise) 2030'을 발표하며 이같은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비피화학 등은 ▲친환경 사업 강화 ▲자원 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천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또 미래 성장성,사업 연관성 등을 고려해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부문을 확대하고, 자원 선순환과 연계한 재활용소재 사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린에너지 소재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2월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워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 3대 실천 과제도 선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과제별로 관련 계열사의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목표를 설정, 추진해나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 분야에 롯데만의 자원 선순환구조인 '5Re(Reduce, Replace, Redesign, Reuse, Recycle)' 모델을 적용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지하 6층에서 운영되고 있는 에너지센터 [사진=롯데물산]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롯데월드타워는 수열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활용 우수 사례로 각광 받고 있다. 이곳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효율적인 관리를 목표로 만들어진 대표적 친환경 랜드마크로,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고효율 장비 및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수축열 및 지열 냉난방시스템, 고단열 유리 사용, 태양광 집열판,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중수 및 우수(빗물) 재활용, 연료전지 설치, 생활하수 폐열 회수 등을 통해 총 에너지 사용량의 15% 가량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를 전력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1만7천564Mwh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서울시에 거주하는 약 6천500가구(월평균 사용량 228kWh 기준)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에너지 양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신재생 에너지의 획기적인 생산만큼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에도 투자해 매년 이산화탄소 2만3천 톤을 절감하고 있다. 이는 매년 20년생 소나무 850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또 2018년 7월에는 초고층 빌딩 최초로 2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해외 자본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롯데물산은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해당 채권을 통해 친환경 발전설비 투자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지속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는 "롯데월드타워는 설계단계부터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과 효율적 운영을 고려한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발전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온실가스 감축에 더욱 힘을 보태고 ESG 경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시스 에코 3종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의 유통·식품업체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 분리배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무라벨생수를 국내 최초로 발매했다. 이어 지난 2월 말부터는 묶음 포장용으로 생산되는 '아이시스 에코(ECO)'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까지 없앴다.

롯데쇼핑도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바꾸거나, 배송 차량을 배기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전기차로 바꾸며 친환경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절 선물세트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3년에 걸쳐 도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설 명절부터 3대 선물세트인 축산, 굴비, 청과 품목 포장재를 전면 종이 박스로 변경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마트도 녹색 소비 트렌드에 따라 '무라벨 PB 생수'를 최근 선보였다.

롯데슈퍼는 지난 2월부터 수도권 일부 점포에 친환경 전기 자동차 11대를 배송용 차량으로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 '미래 10년을 위한 2030 ESG 경영'을 선언한 이후 관련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마실 수 있는 '빨대없는 컵커피' 2종을 선보였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1월 업계 '친환경 시네마'를 선언하고 롯데시네마에서 사용하는 모든 소모품들을 친환경 제품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특히 모든 매점에 업계 최초로 재활용이 용이한 팝콘 용기를 전국 영화관에 순차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ESG 가치 추구 위원회'를 설립하고 이갑 대표를 위원장으로 세웠다. 또 '듀티 포 어스(Duty 4 Earth)'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친환경 경영 강화에 나서는 한편, 'LDF(Lotte Duty Free) 임팩트'라는 슬로건으로 사회공헌 사업 재정비에도 나섰다. 여기에 기업문화 차원의 'CP(Compliance Program,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내재화'를 통해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이익을 함께 달성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가장 신뢰받는 여행 파트너'라는 ESG 경영 비전 아래 전 사업 부문에서 ESG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ESG 경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고객, 사회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상생, 협력 자세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사진=롯데면세점]

롯데지주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육군본부, 구세군과 협력해 '청춘책방' 사업을 진행하는 등 국군 장병들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춘책방'은 최전방 GOP, 해안 소초 등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지역에 있는 장병들을 위한 독서 카페다.

또 롯데는 지난 2013년부터 사회공헌사업 브랜드인 '맘(mom)편한'을 통해 엄마의 마음이 편안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는 이 프로그램으로 전국 곳곳의 아이들을 위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친환경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맘 편한 놀이터', 방과 후 아동 보호시설 환경을 개선해주는 '맘 편한 꿈다락'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도 나눔 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1천만원 상당의 방역 위생용품으로 구성된 '마음방역 힐링키트'를 기증했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

롯데는 주주가치제고, 투명경영 및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 등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며 복잡했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2016년 3월에는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자산규모 3천억원 이상 계열사에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자산 1조원 이상 계열사엔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거버넌스 개편을 위한 각 계열사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간 분리 가능성을 명시화했다. 투명하고 독립적인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롯데 관계자는 "3월 중 열리는 주주총회에는 처음으로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안건을 의결한다"며 "주주들이 의사 표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주주 친화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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