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니티 컨소시엄 간의 풋옵션 가격을 둘러싼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향후 교보생명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과 어피너티 사이에 체결된 주식 풋옵션 주주 간 계약을 둘러싼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 2차 청문이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화상으로 진행된다.
이는 지난해 10월 1차 청문 이후 두 번째인 동시에 ICC 중재재판 결론을 앞둔 마지막 청문회다.
◆ 풋옵션 가격 두고 갈등…법적 공방·여론전 벌이며 '진흙탕 싸움'
그간 양측은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격 산정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2012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9.05%)와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은 어피너티컨소시엄을 구성해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천원, 총 1조2천54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어피너티는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인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후 약속한 기간 내에 IPO가 이뤄지지 않자 어피너티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2018년 10월 1주당 40만9천원(총 2조122억원)에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은 어피너티의 가격산정이 터무니없다며 주당 20만원 안팎이 적당하다고 맞섰다.
이후 어피너티는 딜로이트안진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지난 2019년 3월 ICC에 중재재판을 신청했다. 이에 신 회장 측이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갈등은 법적 분쟁까지 확대됐다.
검찰은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임원들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어피니티는 법원으로부터 신 회장의 실물 주식 등 재산에 가압류 허가를 받으며 대응했다.
◆ 풋옵션 유효성·적법성 핵심 쟁점 예상…최종 결론 6개월 소요
이번 2차 청문에서는 어피니티 측이 행사한 풋옵션의 유효성과 가격 산정 과정의 적법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 측은 검찰의 기소가 ICC 중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어피너티는 검찰이 제출된 증거자료를 보고 기소를 했더라도 ICC에서 전혀 모르는 새로운 증거에 입각한 것이 아니므로 중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ICC가 어피너티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에는 교보생명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풋옵션 행사 규모가 2조원이 넘기에 신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그간 발생한 지연이자도 떠안아야 한다.
한편 ICC 중재재판은 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단심제로 운영된다. 2차 청문 이후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약 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