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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표류 끝난 상암 롯데몰…또 다른 갈등 표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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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민 '아쉬움 속 환영'에 전통시장계 '비상'…의견 충돌 재점화 우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서울 서부권의 '뜨거운 감자'였던 상암 롯데몰 개발이 8년만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역 주민들은 줄어든 상업용 시설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역 소상공인들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말 열린 제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상암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및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마포구 상암동 인근 7천182평 규모의 일반 상업시설을 건립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속 8년 동안 표류해 온 상암 롯데몰이 첫 삽을 뜬다. [사진=서울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속 8년 동안 표류해 온 상암 롯데몰이 첫 삽을 뜬다. [사진=서울시]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서울시로부터 해당 부지를 1천972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망원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 이슈 등을 이유로 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에 롯데쇼핑은 80% 수준인 쇼핑몰 비중을 30%까지 낮췄고 그 결과 개발이 최종 결정됐다.

롯데쇼핑은 필지별로 I3·4 구역에는 판매시설과 오피스텔을 50.1%, 49.9% 비중으로 개발하며 I5 구역에는 판매시설을 12.2%로 줄이는 대신 근린생활시설 33.2%, 문화·집회·공연시설 5%, 오피스텔 49.6%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서부지역 주민 '환영'…"개발소외 문제 해결 계기 되길 바라"

이번 결정에 대해 서부지역 주민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서부 지역에 없었던 규모의 쇼핑몰이 생기는 것 자체에 대한 환영은 물론, 장기적으로 롯데쇼핑의 구역 개발이 DMC역에서 수색역을 아우르는 지역 전체 개발의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당초 롯데쇼핑의 계획과 달리 쇼핑몰로 개발되는 구역이 축소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발생하고 있는 유통업계의 '온라인 쏠림 현상'과 지역 전통시장과의 갈등이라는 이유는 이해하면서도, 큰 상업 시설이 들어설 경우 얻을 수 있는 고용 창출 효과 등을 누리는 것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상암 롯데몰 부지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상암 롯데몰 부지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인근 전통시장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높았다. 망원시장 등 상인회와 주민단체와의 수 차례의 만남에도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일부 전통시장들이 타협적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행해 왔다는 비판이다.

신종식 서부지역발전연합회장은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아쉬운 점도 많지만, 이 정도 수준의 개발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크다"며 "상암 롯데몰 개발이 안 될 경우 DMC 지역 개발 자체가 어려워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드시 현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인근 전통시장들이 반대한다 하더라도 주민의 생활 수준이 더욱 중요한 문제이며, 전통시장 입장에서도 롯데몰 개발로 인한 유동인구 증가 등 시너지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발등의 불' 떨어진 전통시장…"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우려"

상암동 인근 전통시장 업계는 서울시와 롯데쇼핑이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타협 가능한 안을 내놓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가장 큰 반대 사유였던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상암 롯데몰 구역 내 입주를 포기하면서 식품 등에 대해서는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대형 유통업체간의 경쟁이 불거질 경우 자금력 등에서 열세를 보이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상암 롯데몰이 완공될 경우 경쟁 시장은 고양 스타필드, 목동 현대백화점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 유통업체간의 경쟁이 확대돼 '치킨게임'이 벌어질 경우 가격 경쟁력 면에서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시장 상인들은 타협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망원시장 내 게시된 상암 롯데몰 반대 현수막. [사진=아이뉴스24 DB]
시장 상인들은 타협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망원시장 내 게시된 상암 롯데몰 반대 현수막.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전통시장들은 상암 롯데몰 건설 과정에서 전통시장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한 지속적 소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인근 전통시장을 넘어 은평, 서대문, 마포, 용산, 영등포, 강서 등 상암 롯데몰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역 내 상인들과의 연대를 통한 집단 행동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대형마트, SSM이 들어서지 않게 되는 등 어느 정도 물러선 타협안이 승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인근 대형 쇼핑몰들의 경쟁이 격화될 경우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며 "건설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의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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