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새해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3200선마저 뛰어넘자 곳곳에서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증시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최근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상대강도지수(RSI)도 이미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이날 개장 지수 기준) 9.76%(280.47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지난주 상승폭만 무려 10%에 육박해 글로벌 위기 중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진 2008년 10월 27~31일(18.57%) 이후 주간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시계추를 지난해로 돌려도 코스피는 30.8% 상승해 세계 증시 전체 지수 중 수익률 3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44.6% 폭등해 1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지표인 고객예탁금도 70조 원에 이르며 최근 10년 평균 20조 원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다. 신용융자잔고 역시 10조 원으로 10년 평균 3조6천억 원 대비 2.8배 넘게 불어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증시 과열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K-공포지수'로 통하는 VKOSPI가 최근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VKOSPI는 옵션가격에 반영된 시장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가 급락하면 반대로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RSI(상대강도지수)도 80을 넘나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SI는 증시 과열을 알리는 지표로 70을 넘으면 과매수 구간, 30 이하면 과매도 구간으로 판단한다.
코스피는 실제 올해 기업 실적 전망치 기준으로도 고평가된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021년 코스피 적정 주가는 올해 주당순자산비율(P/B) 1.42배,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기준으로 산정할 때 3050포인트(ROE 8.5%, P/B 1.22배) 수준이다. 다만 2022년 ROE 9.5%를 반영할 경우 3500포인트로 산정된다.
그러나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순이익 기여도가 35%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ROE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단 설명이다. 이들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에 따라 코스피 고평가 논란도 사그라들 수 있는 셈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올해 기업 실적 전망치 기준 코스피의 과열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황을 탈 경우 코스피 ROE는 전망치보다 빠르게 개선돼 코스피 적정 지수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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