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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접으란 소리"…與 '중대재해법' 처리 움직임에 경영계 연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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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경영계 입장 국회 제출…"처벌 강화 입법 추진보다 사전예방 전환 필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제정 경제계 기자회견 [사진=경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제정 경제계 기자회견 [사진=경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여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본회의 처리를 오는 8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경제계가 연일 제정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대재해법이 인과관계 증명도 없이 사업주와 기업인의 책임·처벌에만 집중돼 있는 등 과잉 규제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 등 5개 중소기업 단체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둘러싼 중소기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이날 회동에는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등 5개 단체가 참석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우리나라 재해 처벌 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라며 "99%의 중소기업이 오너가 대표인 상황에서 사업주에게 최소 2년 이상 징역을 부과하는 것은 사업하지 말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중대재해법을 보완할 대안도 제시했다. 제정이 불가피할 경우 최소한 반복적인 사망사고만을 중대재해법으로 다루고 기업이 명확하게 규정된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처벌을 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원하청 구조와 열악한 자금 사정 등으로 중소기업은 모든 사고의 접점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영국 사례 등을 참고해 중소기업이 문을 닫지 않고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표=경총]
[표=경총]

기존 산안법은 사업장 안전·보건 책임을 책임자나 관리자에게 위임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처벌받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과실에 따른 산업재해 사망 사고 발생 때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은 최소 2년에서 5년까지의 징역에 처해진다. 이는 6개월 이하 징역형인 미국, 일본 보다 높고, 특히 중대재해법의 모태인 영국 법인과실치사법에서 사업주 처벌이 아닌 법인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과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대 매출액의 10%도 벌금으로 내야 하고, 영업허가 취소·정지 등의 제재도 받는다.

이에 경제계는 여당의 반기업법 관련 입법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법마저 제정될까 불안에 떨고 있다. 또 이 법의 처벌 범위가 현행 산안법보다 넓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 산안법은 사업주의 의무 규정만 1천222개에 달한다.

하지만 여당에선 경제계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오는 8일 중대재해법을 처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대재해법은 각계각층의 입장이 다양하고 쟁점이 적지 않지만 두 차례 법안소위를 통해 논의를 진척시켜왔다"며 "8일 본회의를 열 수 있게 야당의 결정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날 중대재해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국회 법사위에 제출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심의 중인 중대재해법이 헌법과 형법상의 책임주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 등에 크게 위배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과 산업현장 관리에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이라고 판단해서다.

경총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의 모델이 된 영국의 법인과실치사법은 13년에 걸친 오랜 기간의 심층적인 논의와 평가를 통해서 제정됐다"며 "우리도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히 검토해 합리적인 법이 제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계는 사업주 처벌수위를 강화한 개정 산안법이 시행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기업처벌을 강화하는 입법 추진이 타당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 처벌 강화보다는 외국보다 상당히 뒤떨어져 있는 산업안전정책을 사전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지금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할 때가 아니라 산업안전예방특별법을 제정할 때"라며 "영국의 처벌조항만을 차용할 것이 아니라 영국의 산업안전예방정책을 본 받도록 하는 것이 보다 적합한 국정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경영계 입장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법사위 소위에서 심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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