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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카드사 존재하지 않을 수도"…카드업계의 비장한 새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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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CEO ,신년사 통해 일제히 '위기' 강조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카드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위기'를 강조했다. 올해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빅테크 업계의 맹추격 등의 이슈가 겹쳤다는 점에서 평소 때보다 더 엄중한 분위기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키워드를 임직원들에 전했다.

◆가맹점 수수료 체계 재산정 앞둔 카드업계…"결코 녹록치 않아"

신년사에서 CEO들은 한목소리로 '위기'를 언급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 도래, ICT 기업과의 업권을 넘어선 경쟁 심화 등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고,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미래에 카드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다소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카드사 CEO들이 신년사에서 '위기 상황'을 환기시키는 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가맹점 수수료율이 내려간 이후엔 지속적으로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8개 국내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5억원 감소했다.

올해는 특별히 더 엄중하다. '빅테크'라는 변수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업계는 코로나19를 전기로 삼아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금융 소비자들을 대거 흡수했다. 핀테크 플랫폼에 소액 후불 결제 기능을 허용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조만간 통과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예정돼있다. 카드업계의 주된 수익 창구가 가맹점 수수료와 카드론 수익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두 가지 이슈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빅테크·핀테크사의 본격적인 금융시장 진출이 이뤄지면서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어려운 경쟁 구도도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편으론 경기회복 지연 시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채무상환 유예조치 등이 여전업계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여전업계의 경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해답은 디지털, 종합 금융 플랫폼 전환 박차

업계는 '디지털 전환'을 돌파구로 보고 있다. 핀테크 업계보다 더 '핀테크'답게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얘기다.

신한카드는 올해를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경영 전략 키워드를 '딥 택트(DEEP-tact)'로 설정했다. 딥택트는 '디지털(Digital)' '이코노믹(Economic)' '익스텐디드(Extended)' '퍼스널라이즈드(Personalized)' 컨택트(Contact) 등 4개 의제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자체 플랫폼 '신한페이판'을 모든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한편, 디지털로 구현하는 초개인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최적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이종 사업자들과의 적극적인 협력과, 해외 사업 고도화 등을 통해 '멀티 파이낸스(Multi-Finance)'의 모습을 완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새로운 환경과 고객을 이해하는 깊은 전략을 바탕으로 카드, 할부금융 사업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빅데이터·디지털 경쟁자들에 앞서는 확실한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도 '넘버원 금융 플랫폼 구축'을 주요 경영 키워드로 설정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송금과 결제에서 맞춤형 개인자산관리까지 확장 가능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카드사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라며 "내부적으로는 KB금융 계열사, 외부적으로는 금융·비금융 사업자들과 제휴 확대를 통해 차별화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조직문화도 디지털에 특화된 방식으로 개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회사 내 업무, 직급 등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소통·협력 문화를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와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해 화상회의, 원격근무 등 '스마트 워크' 확산을 통한 창의적인 조직 문화와 업무 혁신을 촉진해 일의 본질에 집중하고 소통과 협업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헀다.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은 '결제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강화'와 '신규 사업 확대'를 중점 추진 업무로 제시했다. 비씨카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사의 업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차별화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케이뱅크와 KT그룹과의 상승효과를 통해 새로운 수익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엄중할수록 신용카드업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CEO도 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불확실성, 최고금리 인하,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등 많은 과제가 있으나, 이러한 어려움에 따른 걱정이나 염려보단 우리 방식으로 롯데카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라며 "신용카드 업의 본질에 충실한, 금융회사로서 우리만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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