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안정 속 쇄신' 기조에 맞춰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세대교체를 꾀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 사장 3명 중 2명을 교체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2일 사장 승진 3명 등을 포함한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변화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부사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최시영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부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해 사업부를 이끌게 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 3개 사업부 체제로 운영되는데, 이 중 2개 사업부의 수장이 바뀌게 됐다.
기존에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내던 진교영 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파운드리사업부장이던 정은승 사장은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을 맡는다.
CTO는 이번에 신설된 자리로, 반도체와 생활기술연구소를 관장하게 된다. 이는 반도체 공정 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도체연구소는 D램의 발전 방향 등 반도체 자체에 대한 기술로드맵을, 생산기술연구소는 공장 운영 효율화와 소재 등을 연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 비즈니스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젊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에 전면 배치했다. 이는 미래에 대비하고, 혁신을 이끌기 위해 '세대교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메모리는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번 인사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배 사장은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D램개발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메모리사업 성장을 견인해온 D램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번에 사업부를 이끌며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메모리 전 제품에서 초격차를 확대해야 한다는 임무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코로나19 속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10~20%대 성장이 전망된다. 여기에 약 5년간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역시 올해 3분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4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뒤로 파운드리 분야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 TSMC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주도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발 빠른 추격이 중요한 상황이다.
최시영 사장은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반도체사업의 핵심보직을 경험하면서 반도체 전 제품에 대한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을 이끌어 온 공정·제조 전문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 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서 공정개발 전문성과 반도체 전 제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세계 1위 달성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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