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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가덕도 신공항' 밀어붙이기에 국민의힘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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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특별법' 보조 맞추는 PK에 "선거전략 놀아나는 것" TK 대노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김해 신공항을 대체할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부산 가덕도가 급부상하면서 국민의힘이 다급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경남(PK) 의원들이 부산 가덕도를 대체 신공항으로 빌어붙이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PK 의원들이 쌍수 들고 환영하는 모습이다. 정작 대구, 경북(TK) 의원, 지자체장 등 주요 인사들은 격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국회 공동사진취재단]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국회 공동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김해 신공항 백지화 자체를 내년 4월 재보선 부산시장 재당선을 목표로 한 민주당의 노골적 선거전략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당장 부산 지역 표심은 물론 TK 지역 민심까지 의식해야 하는 골치 아픈 상황을 맞이했다.

20일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과 서병수, 조경태, 장제원 의원 등 중진들을 필두로 김도읍, 김미애, 김희곤, 백종헌, 안병길, 이헌승, 정동만, 전봉민, 황보승희 의원 등 15명 전원의 공동 발의다.

하태경 의원은 "800만 부울경 주민들의 염원인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건설을 위해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론'으로 특별법을 발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아예 '가덕도'를 명시하고 신공항 건설 신속추진을 위한 규제완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인프라 지원 등 방안을 담은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국 주요 현안마다 큰 갈등을 빚고 있는 민주당은 즉각 환영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발의 특별법 내용을 잘 참고해 우리 당도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 부산, 경남 지역 의원들도 비슷한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 지원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울경의 메가시티 구상과 지역균형발전, 2030년 부산 세계 엑스포 추진에 핵심 기반시설이 되도록 특별법을 포함, 빠른 속도로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원래 김해 국제공항의 부실한 인프라, 안전문제로 인한 대체 공항으로 제안된 계획이다. 2002년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 착륙 중 인근 야산과 부딪혀 추락하면서 129명이 사망한 대형 사고 이후 참여정부에서부터 본격적인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시부터 부산 가덕도, 경남 밀양이 주요 후보지로 부상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다시 수면위로 부상, 2011년 크게 공론화됐으나 곧 백지화됐다. 박근혜 정부도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재차 신공항 추진을 발표했다가 급선회했다. 이유는 부산 가덕도를 지지하는 PK와 밀양을 지지하는 TK 지역의 정면 충돌 때문이다.

공항건설에만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과 별개로 대규모 인프라 구축, 지역개발을 통한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가 무엇보다 크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두 곳 모두 부적합하다는 해외용역 결과를 토대로 김해공항 확장을 골자로 한 '김해 신공항' 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이같은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이 가덕도 신공항 착수 여부가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 최대 이슈로 단번에 급부상한 배경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로선 착잡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책의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아 유감"이라면서도 신공항 대상지로서 가덕도 자체는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내년 재보선을 지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산 지역 민심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TK 지역 인사들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경우 "가덕도 추진은 천인공노할 일. 보궐선거 표를 위한 정치결정에 영남이 극도로 분열할 것"이라며 격한 반응을 내놓았다.

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PK 인사들과 앙금이 남은 데다 지역민들의 심기를 고려한 반응이다. 군공항 이전 이후 설립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활성화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공동 입장문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 국민에 대한 약속을 뒤로 하고 선거에 신공항을 이용하려 한다면 영남권을 또 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구 수성을에 지역구를 둔 주호영 원내대표의 경우 "특별법을 낸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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