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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차세대DVD 표준에서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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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DVD 규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시바가 헐리우드란 천군만마를 얻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픽처스, 유니버설 픽처스, 뉴라인 시네마 등 유명 헐리우드 영화배급사 네 곳이 차세대 DVD 규격으로 도시바가 중심이 된 'HD-DVD'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영화 배급사들은 이 규격을 이용해 어떤 DVD 타이틀을 얼마나 내놓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헐리우드 영화 DVD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영화배급사들이 HD-DVD를 밀기로 함에 따라 이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도시바의 후지 요시히데 디지털 미디어 네트워크 사업부문 수석 부사장은 "단일표준을 바라는 헐리우드 배급사들의 기대가 HD-DVD에 모였다"고 평가했다. 워너 브러더스 역시 "심도있는 조사끝에 HD-DVD가 더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HD-DVD와 블루레이, 치열한 표준 경쟁

차세대 DVD을 놓고 도시바의 'HD-DVD'와 소니가 중심이 된 '블루레이' 진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루레이와 HD-DVD은 고화질 영화와 TV 프로그램 시청 및 녹화에 적합한 규격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두 기술은 모두 파란색 레이저를 이용, 기존 빨간색 레이저에 비해 고밀도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도시바는 "오는 2005년에 50억엔 규모로 성장할 HD-DVD 관련 매출은 오는 2010년이 되면 3천억엔(29억2천만달러)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HD-DVD는 '블루레이'와 함께 차세대 DVD 규격 표준으로 떠오르는 기술로 일본의 도시바, NEC, 산요전자 등이 지원하고 있다.

아직 HD-DVD 규격의 DVD 플레이어나 녹화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 하지만 도시바는 오는 2005년 1천 달러 미만의 HD-DVD 플레이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소니와 파나소닉의 블루레이 디스크용 플레이어가 3천달러인 것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게다가 헐리우드의 지원까지 받게돼 HD-DVD 진영이 상당히 힘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만세를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블루레이 진영 역시 나름대로 세력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블루레이 쪽에는 델, 휴렛패커드(HP), 히타치, LG전자, 마쓰시타 전자, 미쓰비시 전자, 필립스 전자, 삼성전자 등 쟁쟁한 하드웨어 업체들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소니 픽처스, 20세기 폭스사가 지원사격에 나섰고, 소니가 주도한 컨소시엄은 최근 영화배급사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를 인수하기도 했다.

하드웨어쪽에서도 블루레이가 조금 더 빨랐다. 블루레이 진영은 이미 이 규격을 이용해 고화질 TV용 DVD 녹화기를 출시했고, 샤프도 비슷한 제품을 조만간 판매할 예정이다.

◆ 국내업계 "큰 문제없다."

국내업체들은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도시바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헐리우드가 지원을 선언했다고 해서 곧바로 도시바가 우위를 차지했다고 보기 힘든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HD-DVD 진영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열세를 면치 못했던 도시바 진영이 '헐리우드'의 도움으로 다소 유리한 국면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970년대의 베타방식과 VHS방식이 맞붙었던'VTR' 표준전쟁처럼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은 '블루레이' 진영에 무게를 두면서도 'HD-DVD' 규격에도 발을 담그며 '두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두가지 규격을 모두 대비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무게 중심을 블루레이에 두고 있지만 HD-DVD 규격도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말 소니,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23기가(GB) 블루레이 디스크 레코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 로열티 달린 기술전쟁서 누가 승리할까?

소니 진영과 도시바 진영의 세(勢) 규합전은 점점 더 가열될 전망이다.

내년 초부터 DVD플레이어나 레코드, PC용 드라이브 제품들이 줄줄이 등장할 전망인데다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선호'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세력 규합에 사활을 건 쟁탈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향후 막대한 로열티 문제가 걸려있어 쉽게 양보하긴 힘든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로열티 수입만 100억달러 이상이 걸려있는 차세대 DVD 기술표준 전쟁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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