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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합니다"…로젠택배 기사, '갑질' 호소 유서 남긴 뒤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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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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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택배노동조합과 경찰 등에 따르면, 로젠 택배에서 근무했던 A씨는 전날 새벽 3시께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서지점 관리자는 이날 아침 고인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해 함께 일하던 노조 조합원에게 보냈다.

"억울합니다"라고 시작되는 그는 유서에는 "우리(택배기사)는 이 일을 하기 위해 국가시험에, 차량구입에, 전용번호판까지(준비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현실은 200만원도 못 버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 생활고를 고백했다.

A씨는 "저 같은 경우는 적은 수수료에 세금 등을 빼면 한 달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구역"이라며 "이런 구역은 소장(기사)을 모집하면 안 되는데도 (대리점은) 직원을 줄이기 위해 소장을 모집해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팔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여름 더위에 하차 작업은 사람을 과로사하게 만드는 것을 알면서도 이동식 에어컨 중고로 150만원이면 사는 것을 사주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20여명의 소장들을 30분 일찍 나오게 했다"라고 대리점의 갑질 사례를 폭로했다.

아울러 A씨는 다른 일을 구하기 위해 사측에 퇴사 의사를 전달했지만, 대리점은 도리어 자신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사망 직전까지 본인의 차량에 '구인광고'를 붙이고 운행해야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은 "A씨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라며 갑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점 관계자는 "A씨는 오는 11월에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었고, 퇴사 시 후임자를 데려와야 하는 조건은 계약서에 명시된 것"이라며 "대리점의 갑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로젠택배 본사는 "사실관계를 파악 중"라며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또 A씨는 입사하는 과정에서 권리금 3백만원과 보증금 5백만원을 냈고, 차량 할부금 등 빚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는 유서 말미에 "제가 죽어도 관리 직원에게 다 떠넘기려고 할 것"이라며 "다시는 저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시정조치를 취해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환노위 국감에서 "이번 사건으로 권리금 관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과도한 권리금과 보증금을 내고 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이러한 죽음을 어떻게 멈출 것인지 고용노동부와 국토부가 함께 조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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