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팬들이 직접 쓰는 'BTS 유니버스 스토리'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두 번째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 지난 24일 넷마블이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전 세계 173개국에 출시하면서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지난해 넷마블이 출시한 'BTS 월드'에 이어 두 번째로 BTS와 협업해 내놓은 작품이다. 외부 업체가 만든 BTS 월드와 달리,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몬스터 길들이기', '마블퓨처파이트'와 같은 흥행작을 만든 핵심 스튜디오 넷마블몬스터가 직접 개발을 맡아 주목받은 게임이기도 하다.

사실 연예계와 게임은 그리 썩 궁합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화제를 모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연예인을 소재로 한 게임을 출시해도 막상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기 일쑤였다. TV나 미디어에서 접한 재미와 감동을 게임으로는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결과였다.

심지어 넷마블이 내놓은 BTS 월드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세계적 인지도를 지닌 BTS를 소재로 한 기대작이었기에 기대가 적지 않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과도한 확률성 상품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스토리 전개로 외면을 받고 말았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모바일 게이머와 달리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는 BTS 팬클럽 '아미'들은 BTS 월드의 게임성을 적응하고 이해하지 못했고 하나둘 떠나갔다. 팬들이 원하고 기대하던 지점을 게임이 맞추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출시된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전작 BTS 월드와는 여러모로 다른 방향성을 지향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과금 허들과 게임사의 개입을 최소환한 점이 그것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게임사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떠먹여 주는 방식이 아닌,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샌드박스형 게임이었다.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반적인 스토리 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팬들이 자신이 상상하던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는 형태였다. 마치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로 쓴 팬픽을 돌려 읽는 재미를 게임화한 셈이다.

이용자는 다양한 배경과 BTS 캐릭터들을 자유자재로 배치하고 이들의 대사를 직접 입력해 스토리를 구성, 여러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이야기를 올리면 흥미를 느낀 다른 팬이 내가 만든 이야기를 접하고 플레이하는 식이다. 공감대를 얻은 이야기는 게임 상단 추천 메뉴에 등록되고 '크리에이터' 등급 또한 오른다. 아미들만 알 수 있는,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전개가 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이미 게임 내에는 온갖 상상력과 팬심으로 무장한 이야기 콘텐츠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넷마블은 이용자들이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각종 의상과 악세사리, 춤 동작 등을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안사도 무방하지만 남과 다른 스토리를 만들고 싶으면 '이정도는 사줄 수 있잖아'라는 느낌이다. 또 확률형 상품이 없지는 않으나 넷마블 게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순한' 편이었다. 가령 BTS 멤버에게 씌워줄 수 있는 화관 악세사리의 경우 7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전에 뽑은 아이템은 다시 등장하지 않으며 7회 뽑기시 구성품을 모두 획득할 수 있는 식이다.

이처럼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BTS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세상을 팬들이 구현할 수 있는 자유도 높은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팬픽을 좋아하는 팬에게는 최고의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철저히 아미를 겨냥하고 내놓은 만큼 BTS에 관심이 없거나 일반 모바일 게이머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