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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와병 중"…이건희·정몽구 회장, 최근 병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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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6년 전 쓰러진 후 의식 없어…정몽구, 대장게실염 수술 후 회복 더뎌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각 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 초 99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해 한국 경제의 기틀을 닦은 재계 거목들이 연이어 세상을 뜨며 1·2세대 기업인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을 이끌었던 이들은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격동의 성장 시기를 함께 해 오며 1960년대 이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리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최근 몇 년간 신 명예회장을 비롯한 재계 거목들의 타계 소식이 이어지자 또 다른 고령 총수들의 근황도 계속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후계구도는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다. 하지만 추석에도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쓸쓸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로 와병 6년째에 접어들었다. 잇따른 사법리스크 등으로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큰 상황 속에 이 회장의 와병 생활까지 길어지면서 삼성 내부 분위기는 침울한 상태다.

이 회장이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특별히 악화되진 않았으나, 의식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이태원동 자택에서 저녁식사 후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한 통증을 느껴 소화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1~2시간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병명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 회장은 곧 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스 시술을 받았다. 시술 후 이 회장은 심폐기능을 되찾았지만 좀처럼 의식을 찾지 못했다. 내내 중환자실에 있던 이 회장은 입원 9일만에 병원 20층 VIP 병실로 자리를 옮겼고, 지금까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의식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지만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로 병상에 누워서 지내는 까닭에 합병증 우려가 있어 의료진들이 자주 휠체어를 태워 복도를 산책시키거나 신체 일부를 일으켜 세워 마사지해주는 등 운동 요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자극이나 접촉, 소리 등에 반응하기 때문에 병실에서 영화나 음악을 켜놓는 등 보조적인 자극치료도 병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추석 기간에는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안부 인사를 겸해 병원을 찾아 문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추석은 병원에서 보내게 됐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13~14일 무렵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후 두 달이 넘은 지금도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대장게실염 수술을 받은 후 계속 입원한 채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게실염은 대장벽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생긴 주머니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통상 대장게실염이 수술 후 회복까지 2주 안팎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해 일각에선 정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또 입원 초기에는 며칠 지나지 않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정 회장이 위독하다는 소문까지 돌아 현대차가 급히 진화에 나서며 진땀을 흘렸다. 당시 현대차는 "정 회장이 대장 쪽에 염증이 있어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치료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염증이 조절되는 대로 퇴원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밝힌 것보다 정 회장의 병원 체류 기간은 더 길어지고 있는 상태다. 정 회장이 올해 83세로 노환인 탓에 건강 회복도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퇴원 일정도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돼 왔다.

이번 추석에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차녀인 정명이 현대카드 브랜드부문장 등 가족들이 병실에 방문해 안부 인사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의 경우 주말에도 매번 문병을 가고, 평일에도 자주 병실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모두 와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삼성과 현대차 각각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내외적 해결 과제가 많지만 아직까지 각 그룹의 경영 공백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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