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구 가열화(Heating)로 바다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대서양에서는 한꺼번에 다섯 개의 허리케인이 생성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지구 가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대륙 빙하)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38cm 이상 높아질 것이란 보고서도 나왔다.
올해 허리케인이 많이 발생하면서 더는 이름을 붙일 단어가 부족한 지경까지 이르렀다. 대서양의 허리케인 시즌은 보통 6~11월까지이다. 매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허리케인 숫자에 맞춰 미리 이름을 정해 놓는다. 대서양에서는 그동안 17개 정도의 폭풍이 발생했다.
올해는 21개의 이름을 정해 놓았는데 벌써 20번째 폭풍으로 ‘비키(Vicky)’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제 올해 남아 있는 것은 ‘윌프레드(Wilfred)’가 유일하다. 윌프레드라는 이름까지 소진되면 그리스 알파벳(알파, 베타 등)으로 이름을 붙여야 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7일(현지 시각) “2020년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이 매우 활발해지면서 정해 놓은 이름을 거의 모두 사용했다”며 “만약 더 많은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이젠 그리스 알파벳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5년에도 허리케인 이름이 부족했는데 이후 15년 만에 또다시 정해 놓은 허리케인 이름이 부족한 상황이 찾아온 것이라고 WMO 측은 설명했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는 지난 14일 대서양에서 파울렛(Paulette), 르네(Rene), 샐리(Sally), 테디(Teddy), 비키(Vicky) 등 5개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대서양에서 이번처럼 한꺼번에 다섯 개의 폭풍이 만들어지기는 1971년 이후 49년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동시에 발생한 허리케인 중 ‘샐리(Sally)’는 이미 457mm에 이르는 많은 양의 비를 뿌렸다. 여기에 재앙적 돌발 홍수까지 발생했다. 17일 현재 샐리는 그 세력이 많이 약해져 조지아와 남부 캐롤라이나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금과 같이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100년쯤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약 38cm 이상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측은 최근 국제연구소에 근무하는 약 60명의 얼음, 해양, 대기 과학자들이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가열화가 계속되면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양은 전 세계 해수면을 약 38cm 이상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도 2019년 특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점을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IPCC는 그린란드 빙상이 녹으면서 2000~2100년 사이 8~27cm, 남극 얼음이 녹으면서 같은 기간 약 3~28cm 정도 해수면 상승에 원인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100년까지 약 38cm 이상 해수면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한 이번 보고서는 NASA 고더드우주비행센터에서 연구를 이끌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소피 노비츠키(Sophie Nowicki) NASA 전 박사는 “매우 큰 불확실성은 얼음이 얼마나 녹느냐에 따라 해수면 상승이 어느 정도일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얼음이 얼마나 녹을 것인지는 또한 기후가 어떻게 변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구 가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녹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구 가열화로 빙상 표면이 녹고 있고 따뜻해진 해수 온도는 빙하를 계속 대륙으로 후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남극의 경우는 다소 유동적이다. 서남극의 경우 따뜻해진 해수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를 빠르게 녹이고 있다. 반면 동남극의 경우 최근 빙상이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따뜻해진 온도로 눈이 많이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헬레네(Hélène Seroussi) NASA 제트연구소 얼음 과학자는 “서남극의 아문센해, 동남극의 윌크스 랜드가 가열화된 해양 온도에 매우 민감한 지역”이라며 “이 두 지역은 지금도 많은 양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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