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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인수 나선 엔비디아…각국 반독점 심사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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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이유로 불발 가능성 남아…ARM 공동 창업자 "사업 모델 망치는 재앙" 비판

 [사진=엔비디아 트위터]
[사진=엔비디아 트위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인수키로 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최종 확정하기 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일단 영국 정부가 이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수합병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15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자국 반도체 개발 기업인 ARM을 인수하려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살펴볼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기업법은 국가 안보나 금융 안정성, 미디어 다양성, 공중 보건 위기 대응과 연관된 영국의 능력에 우려될 수 있는 합병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가 갖도록 하고 있다"며 "케임브리지에 있는 ARM에 (이번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14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약 37조9천억원)에 인수했던 소프트뱅크는 이번 일로 4년 만에 80억 달러(약 9조5천억 원)의 차익을 얻게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번 계약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엄청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을 두고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오는 2022년 3월께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에 대한 각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반독점 심사로 인해 더 길어지거나 무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도쿄일렉트론의 합병은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로 무산됐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양사의 합병으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한 독점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퀄컴도 지난 2015년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를 50조 원(약 440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중국의 '독점 금지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퀄컴은 인수가 무산돼 해약수수료만 20억 달러를 지불했다.

국내에서도 공정위는 지난 2016년 10월 반도체 계측장비업체인 KLA텐코와 공정 장비업체인 램리서치 합병 당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시정조치를 내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ARM은 영국 방위 산업의 주요 공급 업체"라며 "이를 이유로 영국 정부가 ARM 인수에 영국 본사 유지와 고용 보장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ARM의 공동 창업자인 헤르만 하우저도 이번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또 영국 정부가 ARM 매각을 두고 영국의 일자리 유지, ARM의 개방된 비즈니스 모델 보호, 고객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안보 관련 검토의 예외 대상이 돼야 한다는 내용의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르만 하우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매각이 ARM의 사업 모델을 망치는 재앙이 될 수 있다"며 "ARM은 글로벌 존재감을 갖춘 유럽의 마지막 기술 기업인데 이제 이 마저도 미국에 팔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이 순조롭게 완료된다면 엔비디아는 경쟁사인 인텔이나 삼성전자 등을 누르고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가 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될 고성능 GPU와 CPU 기술을 모두 갖게 되면서 경쟁사들의 긴장감도 더 커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업 결합으로 관련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제한받을 지에 따라 각국 당국의 판단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 정부가 반독점법 등을 이유로 기업결합에 제동을 건다면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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