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공식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을 선언했다. 산은은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2조4천억원을 지원하고 자체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DC현산 측의 요구가 과도할 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M&A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에도 중대한 차질이 예상되므로 '플랜B'로 넘어가겠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부와 협의하에 무산에 대비한 정상화 계획을 마련해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2조4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나항공에 금융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26일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의 면담이 진행된 바 있다.
산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산은 측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손실을 분담하겠다는 안을 제시했고 종결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현산에게 제안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현산이 기존 주장대로 장시간의 재실사를 요구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최 부행장은 "근본적으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를 HDC현산 측이 부담하기에 어려웠던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단 계약 무산으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과 다른 채권단으로부터의 일시상환 요구 등이 가장 염려되는 만큼, 기안기금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내부적으로 조직을 쇄신하고 기업가치를 재고시키기 위해 상당 기간 컨설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재매각도 추진된다.
최 부행장은 "코로나 불확실성을 감안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유동성을 단계별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정부와 협의해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가 자구계획은 외부 컨설팅 결과에 따라 노선조정, 외부 원가 절감, 조직개편 등이 가능할 것으로 거론된다.
다만 당장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부터 임직원 순환휴직이나 유급휴직, 임원 급여 반납을 통해 인건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이행하고 있다. 10월 말까지 총 1천800억원 인건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최 부행장은 "기안기금 지원과 현재 운항상태나 임금 반납 상태로 봐서 당장 인력 구조조정이 급한 일은 아니다"라며 "추후에 시기와 방법에 따라 고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주주에 대한 감자 여부는 향후 회사의 연말 재무상태나 채권단 관리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영구채 전환을 통한 경영권 확보가 핵심인데 현 단계에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회사 매각 등도 검토할 것"이라며 "에어서울, 에어부산, 골프장 및 리조트 매각도 필요하다면 컨설팅 범주에 넣어 고민을 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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