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국내 반도체 업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업체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을 전망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는 반도체에 집중됐는데,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디스플레이업계까지 여파가 퍼지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화웨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인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나 기술로 개발,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안이 15일 발효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국 제재로 인해 퀄컴, 인텔, 브로드컴, 구글 등 미국 회사들과의 거래가 막힌 상태다. 이 때문에 미국이 아닌 제3국을 통해 반도체를 공급받아왔는데, 추가 제재로 인해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설계 소프트웨어부터 생산 장비까지 미국의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 승인이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긴 하지만, 승인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패널 공급 중단이 불가피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하는 드라이버IC 등 칩이 미국 기술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패널 공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에 따른 디스플레이업계의 영향은 반도체업계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2%, 11.4%에 달한다.
반면 화웨이는 스마트폰용 패널의 경우 대부분을 자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실적에 미치는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내부적인 룰에 따라 기본적으로 중국산 패널을 사용하고, 기술력이 부족해 중국에서 생산할 수 없는 프리미엄용 패널을 한국에서 공급받고 있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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