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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만난 방통위, 인앱 결제 제재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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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 있지만, 현재 제재 어려워"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의 결제 정책 변경 관련 현황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의 시장점유율과 수수료율에 대한 국회와 업계, 학계의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방통위는 이용자 권리 침해 여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구글 결제 정책 변경에 대한 업계 반발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구글을 만나 결제 정책 관련 현황 및 계획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방통위에 낸 진정서를 바탕으로 법률 검토를 진행한 후, 구글을 만나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현재 구글은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모든 콘텐츠 앱으로 적용하고, 30% 결제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구글의 새 결제 정책이 2021년 8월께 정식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방통위는 구글 결제 정책 변경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방통위는 구글 결제 정책 변경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대해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특히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상 '이용자의 이익을 해치는 전기통신서비스 제공행위' 중 '일정한 전기통신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에게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기통신사업법이 사후 규제 중심인 만큼 구글이 새 결제 정책을 시행하기 전까진 방통위도 제재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방통위는 단서 조항 등으로 구글이 관련법에 예외 적용될 여지도 있어 관련 규정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른 규정과 충돌이 생기는 부분이 있을 듯해 검토 중"이라며 "(이런 부분은) 구글의 새 정책 시행 전에 정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통위, 시장점유율·수수료율보단 이용자 피해 '초점'

구글의 인앱 결제 확대에 대해 업계에선 두 가지 지적이 나온다. 국내 앱 마켓 시장 점유율이 63.4%에 달하는 구글이 시장 지배적 위치를 이용해 자사 결제 시스템만 쓰도록 강제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과, 30%의 수수료율이 과도하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방통위는 구글의 시장점유율과 수수료율 논란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도 앞선 국회 전체회의에서 "30%의 수수료율은 문제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이 시장점유율이 높다거나 글로벌 사업자여서 제재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안 하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이용자 피해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방통위가 애플과 구글을 달리 보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구글보다 앞서 모든 앱에 30%의 결제 수수료를 받아왔지만, 방통위 조사 대상에선 제외됐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심사를 통과한 앱만 입점할 수 있는 폐쇄형 플랫폼인 데다, 서비스 출시 때부터 결제 수수료 30% 방침을 내세워 사업자들이 입점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오픈 소스 기반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상황에서 돌연 결제 정책을 변경해 이용자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처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일부에선 '앱스토어가 결제 수수료 받을 땐 아무 말 없더니 왜 이제와 그러냐'라고 하지만, 앱 마켓이 신시장이었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레드오션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30% 수수료를 받는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구글, 앱 생태계 조성 노력 '평가절하' 비판도

일각에선 구글의 결제 정책 변경에 대한 업계 반발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의 수수료는 단순 결제 수수료가 아니라 개방형 앱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용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앱 생태계란 단순 앱을 올리고 내려받는 플랫폼이 아니라, 전세계 20억명의 이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이를 위해 구글은 ▲A/B 테스트 ▲사용자 테스트 ▲단계적 출시 ▲안드로이드 바이털(vitals) 보고서 등 개발자 도구를 제공하고, 보안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더욱이 구글이 받는 수수료 일부는 이동통신사와 과금 대행사가 가져간다. 배분율은 알려진 바 없으나, 업계에선 구글 수수료 수익의 절반 수준이 이들 유통 파트너에 전달될 것으로 추측한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14년 이동통신사에 수수료 수익 배분 비율을 9:1(통신사:구글)에서 5:5 수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모바일 앱 관계자는 "자체 인프라나 서비스 역량이 부족한 중소 개발사에 30%의 수수료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며 "이들 입장에선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구글 인앱 결제를 이용하는 게 더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모바일 콘텐츠 앱은 예외 규정을 통해 구글의 수수료 적용 범위에서 벗어나 있던 것"이라며 "본인들도 앱 마켓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을 영위해온 상황에서 지금까지 적용해왔던 한시적 혜택을 없앤다고 반발하는 건 논리가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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