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실손의료보험 손실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손해율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상반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고액 비급여 진료를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 실손보험의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 13개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 2천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억원)보다 2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출액의 비율인 위험손해율도 132.0%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세간의 예상과는 상반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가입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차량 사고가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개선돼 손해보험사 실적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했지만 실손보험은 오히려 손해율이 더욱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손실의 주범으로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를 꼽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방문은 줄어들었지만 비급여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1인당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비급여 진료는 의사의 판단으로 진료비와 진료량을 임의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과잉진료의 온상으로 꼽혀왔다. 백내장치료, 도수치료, 한방 추나요법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백내장 수술 시 다초점렌즈를 삽입해 시력교정까지 한 뒤 실손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가입 문턱을 높이고 판매를 중지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보험사들 신규가입 가능연령을 낮추고 방문진단심사 기준도 강화했다. 11개사는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정부 차원에서 구조적인 개편에도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상품 개선에 착수했다. 구 실손보험, 표준화 실손보험, 착한 실손보험에 이어 네번째 유형의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료 이용량이 많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할증하거나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의 본인 부담률을 상향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과잉진료가 실손보험 손실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매년 보험료 갱신시 보험료가 인상될 수 밖에 없다"며 "상품적인 측면에 더해 비급여관리 강화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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