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촉각이 가해졌을 때 나타나는 대뇌 피질 신호로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26일 DGIST 지능형로봇연구부 안진웅 책임연구원팀은 왼손과 오른손에 수동적으로 전달되는 촉각을 인지하는 뇌의 부위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밝혔다.
안진웅 박사는 "그동안의 손잡이 구분은 주관적인 설문을 기반으로 한 정성적인 평가로 이루어져 왔으나 뇌신호 측정을 통해 객관적인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밝힌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손 운동이나 조작 등 능동 촉각 상황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연구와 달리, 수동촉각 자극으로 대뇌 피질 반구의 비대칭성을 확인함으로써, 수동 촉각만으로도 대뇌의 감각운동 네트워크를 상당히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증강현실(AR) 장치의 햅틱 성능 평가나 자폐 치료, 새로운 뉴로 햅틱스(뇌의 회로 및 네트워크 관점에서 햅틱스를 연구하는 과학기술) 분야의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왼손잡이는 세계 인구의 약10% 이하로 추정된다. 손잡이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학습과 훈련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손잡이를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에딘버러 손잡이 평가법(Edinburgh Handedness Inventory, EHI)’처럼 주관적인 설문으로 구성된 정성적인 평가법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를 객관적으로 구분·관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모색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가만히 있는 손가락에 전달되는 촉각을 느끼는 ‘수동적 촉각'을 활용해, 양손의 손가락이 자극을 받을 때 나타나는 뇌 신호의 차이점을 관찰했다.
오른손잡이로 추정되는 피험자 31명을 대상으로 양손의 집게손가락에 각각 매우 빠른 진동을 짧게(2초) 여러 번(10회) 주고,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를 촬영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오른손 집게손가락에 자극을 주자 좌뇌가 주로 활성화됐지만, 왼손 집게손가락 자극에서는 좌뇌와 우뇌에 걸쳐 넓고 고른 활성화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 논문에는 왼손잡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제시되지 않았다. 안진웅 박사는 "국내에서는 2~3%에 불과한 왼손잡이 피험자 모집이 충분하지 못해 논문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작년에 발표한 '인간의 손 운동 솜씨에 대한 대뇌피질의 대측성(사이언티픽 리포츠)' 연구를 비롯한 기존의 선행연구들을 종합하면 왼손잡이의 경우 오른손잡이와 같은 강한 비대칭성이 나타나지 않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연구재단(NRF), DG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8월 7일 게재됐다.(논문명: Hemispheric asymmetry in hand preference of right-handers for passive vibrotactile perception: An fNIRS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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