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우건설이 영업활동, 재무구조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상환할 차입금만 1조원이 넘는다. 더욱이 9년 만에 시공능력평가에서 '이너서클' 탑(Top)5 밖으로 밀리면서 김형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7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한 '2020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5위를 기록하던 대우건설이 8조4천132억원을 기록하면서 6위로 밀렸다. 대신 포스코건설이 대우건설을 따라잡으며 탑5에 안착했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발주자의 경우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고,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 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탑3에 들었다가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하락한 배경에는 경영평가가 악화된 데 있다. 경영평가는 실질자본금과 경영평점(차입금의존도,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율, 총자본회전율)을 곱해 80%를 적용한 수치다. 올해 대우건설의 경영평가는 9천57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3.4%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84.6%로 지난 2018년 말(276.8%) 대비 7.7%포인트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무려 25.2% 증가한 1조560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59.8%에서 76%로 뛰었다.
우발채무 역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우발채무는 당장 부채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비상 상황시 확정채무로 전환되는 채무로 차입보증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시행사 차입과 관련한 프로젝트파이낸스(PF) 사업에 4천111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급보증한도액(4천261억원)의 96.5% 수준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시행사는 신용등급이 높은 시공사의 지급보증을 발판으로 PF대출을 활용, 사업을 진행한다. 조합사업비 대출에 대해선 7천952억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시공사는 시행사 도산 등 우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행사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이나 채무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설상가상으로 영업활동 부진에 따른 현금창출력도 하락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대우건설은 매출 1조9천632억원, 영업이익 812억원, 당기순이익 5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0%, 20.2%, 36.6%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해외사업 부진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경영실적 부진에다 높은 재무부담 및 우발채무, 시공능력평가까지 탑5에서 밀리면서 전통 '건설명가' 자존심에 금이 가게 됐다. 지난 2018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형 사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대우건설 재매각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매출지연으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당초 가이던스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난해와 올해 분양성과 강화 효과가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향후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설비공사 등 해외사업 진행률 증가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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