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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힌 이재용…삼성 공격경영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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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에도 檢 기소 의지 여전…"국가 경제도 악영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검찰 기소 위기에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서다. 현장 경영 보폭을 확대하려는 이 부회장의 발걸음이 무거운 이유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 때부터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문제를 거론했던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은 일단 이를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역시 이미 이 부회장 기소가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봤다는 일부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검찰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장기간에 걸친 수사 과정에서 수 많은 소환 조사와 압수수색, 수 차례 구속영장 청구를 해왔던 터라 불기소로 사건을 마무리지을 경우 '무리한 수사'를 해왔다는 지적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이를 두고 삼성 측은 부정 행위가 아닌 경영 행위의 연장선상이라고 주장하며 '불기소'를 강력하게 밀고 있다. 수사심의위에서 10대 3이라는 결과로 이 부회장 불기소가 의결된 것도 삼성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검찰이 혐의점에 대해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불기소 권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법리 해석에 따른 문제인 만큼 이 부회장의 양쪽 처분 모두 합당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수사심의위 판단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검찰 입장에선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 부회장과 한 검사장의 사건은 전혀 별개지만 수사심의위의 동일한 판단이 나오면서 검찰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아졌다.

재계 관계자는 "수사심의위가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가 공모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검찰의 입장이 난감해졌다"며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제도를 이용한다는 '이중잣대'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두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할지, 거부할지 통일되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 부회장은 일단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14조7천억 원을 반도체에 투자했다. 디스플레이에도 1조6천억 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총 투자액은 17조1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10조7천억 원 대비 6조4천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평택 반도체 3공장(P3)은 이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되고 있다. 투자 금액은 최소 30조 원 이상으로, 이르면 내년 말께 가동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6월에도 평택 반도체 2공장(P2)에 10조 원 규모 파운드리 라인과 9조 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라인 신설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투자는 '위기일수록 공격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이 부회장이 오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기소될 경우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삼성이 계획했던 투자들을 모두 잠정 보류 시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에 휘말리게 되면 경영 활동에 제약이 커지는 만큼 대규모 조 단위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한 순간의 결정으로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두고 오너 대신 전문경영인이 나설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검찰의 뜻 대로 이 부회장이 기소되고, 파기환송심 결론도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삼성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던 반도체 생산에서 가장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지만 이 부회장이 일본에 직접 건너가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일본이 2차로 반도체 장비 등의 수출을 막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찍어낼 틀이 없게 되면 국내 반도체 시장은 또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작년처럼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이 부회장이 재판으로 발목 잡히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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