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일명 플라잉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5년 UAM을 상용화할 수 있는 로드맵을 확정하고 지원 계획을 밝혀서다.
국토교통부는 4일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UAM 분야에 관한 정부의 첫 로드맵으로, UAM 즉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2025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UAM은 글로벌 대도시에 인적자원이 집중되면서 지상교통이 혼잡해지자 대안으로 대두된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으로 글로벌 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항공업계부터 자동차업계까지 200여 개 업체가 현재 기체 개발에 진출해 투자를 확대 중인데, 현대차그룹도 그 가운데 한 곳이다. 현대차그룹 외 토요타, 아우디, 다임러 등의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보잉, 에어버스, 벨 등 항공업체가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UAM 핵심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항공 컨설팅 회사 어센션 글로벌 대표인 파멜라 콘 상무를 글로벌 전략·운영 담당으로 임명했고, 지난 4월에는 UAM 기체 구조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의 연구개발을 담당할 인재 채용에도 나섰다.
세계 주요 컨설팅회사들에 따르면 UAM 분야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40년까지 730여 조 원, 국내는 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국내서 16만 명의 일자리 창출, 생산 유발 23조, 부가가치 유발 11조 원 등 산업적 파급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UAM 분야의 경우 아직 기체 등을 설계하는 단계라 제작하고 인증을 받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작을 하더라도 상용화하려면 다양한 제도와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가 단계적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발표한 것이다.
로드맵의 주요 내용은 ▲안전 확보를 위한 합리적 제도 설정 ▲민간역량 확보·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 ▲대중수용성 확대를 위한 단계적 서비스 실현 ▲이용 편의를 위한 인프라 및 연계교통 구축 ▲공정·지속가능하고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 ▲글로벌스탠다드와 나란히 하는 국제협력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세부적으로 안전 확보를 위해 민관합동 실증사업(K-UAM 그랜드 챌린지)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통신 환경, 기상 조건, 소음의 사회적 수용성 등 국내 여건에 맞는 한국형 운항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도심항공교통용 터미널의 건축과 관련된 구조, 충전, 비상 착륙설비 등에 대한 안전기준도 민관합동으로 마련한다.
민간역량 강화를 위해선 특별자유화구역을 지정해 운용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항공기에 대한 임시인증 면제, 유예, 간소화 등을 통해 시험과 실증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다. 기술역량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 안전·환경에 관한 정보를 3차원 도심지도에 표출해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수집·제공체계 등도 구축한다. 이와 함께 도심항공터미널 구축 시 세제 혜택, 보조금 등의 경제적 혜택도 준비할 예정이다.
대중수용성 확대를 위해선 UAM 기체의 실제 모습을 국민들이 보다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과 UAM테마파크 등의 구축을 추진한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자본이 요구되는 터미널 구축에는 민간자본 조달을 우선 추진하되, 빌딩옥상에 구축된 기준에 적합한 헬리패드 활용도 병행한다. 대도시권 광역교통에 복합환승센터 구축을 위해선 지자체와 협조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관련 운송사업 제도 마련, 보험 표준모델 개발과 보급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항공분야 국제기준을 주도하는 주요 감항당국인 미국 연방항공청, 유럽항공안전청과의 협력 채널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UAM 특별법 제정도 추진하고, 이달 중 산학연관 협의체이자 정책공동체인 'UAM 팀코리아'도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2025년쯤에는 승용차로 현재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단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임은 상용화 초기에는 40km 기준 11만 원 정도로 다소 비싸겠지만, 2035년 자율비행까지 실현되면 2만 원 수준으로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저감 가능한 시간과 사회적 비용은 교통혼잡이 심한 수도권을 기준으로 7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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