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신용협동조합이 숙원사업인 영업권역을 확대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대신에 여신구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대출 시장에서 맞붙게 된 저축은행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정작 저축은행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신협이 저축은행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신협끼리 경쟁하는 치킨게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신용협동조합법 시행령을 개정해 신협의 예금 수신 범위는 그대로 두는 대신에 대출 지역 범위를 10개 광역 단위로 확장하기로 했다. 현재 신협의 영업권역은 동일 시·군·구 내 읍·면·동으로 제한돼 있다.
신협의 여신 영업구역이 광역화되면서 저축은행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신협이 저축은행보다 대출 금리가 낮기 때문에 저축은행 대출을 신협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신협 중금리 대출 평균금리는 1~3등급 기준 5.98%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1~3등급도 평균 10%를 넘는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타격을 입을 수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신협은 아직 저축은행의 경쟁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이 너무 비싸다며 저렴한 상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한 바 있다"며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며 몇 년을 버텨야 하는데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여력과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신협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밝혔다.
대출구역이 광역화되면서 오히려 신협 간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거주지 신협을 넘어 다른 동네의 신협 대출상품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신협 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출 영업구역이 확대된다고 해서 타업권이 타격을 입는지는 의문스럽다"며 "결국 같은 광역 단위 내 주변 신협 간 먹고 먹히는 치킨싸움이 벌어지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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