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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기부했어요 어쩌죠"…카드업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스템'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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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기부, 분리 화면으로 개편 작업 중…정부 '빨리빨리 관행' 부작용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카드업계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스템을 손본다. 정부가 지원금과 기부금 신청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내려주면서, 의도치 않게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했다는 사례가 속출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빨리빨리' 관행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카드사들은 일제히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화면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긴급재난지원금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지원제도다. 소득·재산과 관계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받을 수 있다. 1인 가구는 40만원이며, 4인 가구에겐 100만원까지 지급된다.

정부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통해서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함에 따라, 국내 카드사들은 지난 11일부터 일제히 각사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재난지원금 신청 접수가 시작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실수로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했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실수로 기부를 했는데 취소가 안 되나요"라고 글을 올리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은 "통상 회원 가입 시 진행하는 약관 동의처럼 무조건 눌러야하는 줄 알고 읽지도 않고 확인을 눌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도치 않은 기부가 속출하게 된 배경엔 '원스톱 시스템'이 있다. 당초 행정안전부는 카드사에게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기부가 한 화면에서 이뤄지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 카드사들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화면에서 모든 게 가능하도록 신청 시스템을 구현했다. 여러 절차를 둬 수정의 여지를 두는 통상적인 금융 거래 시스템과는 다른 것이다.

다만 신청 화면에서 기부를 선택하기 위해선 '전액기부'에 체크표시를 하거나 기부할 금액을 구체적으로 적어야하는 만큼, 이용자들에게도 과실이 없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신청과 기부를 한 화면에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라며 "그러다 보니 실수로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했다고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다수 있다"라고 전했다.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의도치 않게 기부를 한 경우 당일에 한해 취소가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자 행정안전부는 이날 업계에 신청 화면을 분리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다시 내려보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후 그 다음 화면에서 기부 여부를 정하는 식이다. 기부에 동의할 경우 구체적인 액수를 적어야하며,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칸에 체크를 하면 된다. 현재 일부 카드사를 제외한 대다수 카드사들은 '분리버전'으로 시스템을 손보고 있다.

한편 신청 초기에 문제점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건 사실이나, 정부의 '빨리빨리 관행'이 불필요한 화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거래를 하시는 분들은 보통 약관 등을 꼼꼼히 읽지 않고 동의를 누르는 경향이 있다"라며 "정부가 이러한 현장의 상황을 좀 더 면밀히 살펴 가이드라인을 내려줬으면 이러한 혼란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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