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와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에서 무려 1조7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부터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하며 실적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1천630억원, 영업손실 1조 7천752억원, 순손실 1조5천5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이같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로 원유수요가 감소하면서 정제마진이 악화한 데 있다. 더욱이 유가하락까지 겹치면서 9천418억원 규모의 재고관련손실을 기록했다. 상품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석유사업에서만 1조6천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정유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은 마이너스에 근접했다. 1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가격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결국 상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매출 또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5천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천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더해져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기록했다.
환차손까지 더하면 4중고에 직면한 최악의 시기에 나온 영업실적인 셈이다. 이는 1962년 회사가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경영환경이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줄어들어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페루 88, 56 광구 운영비용과 미국 자산 감가상각비가 감소로 직전 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작년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이 75억원 개선된 1천49억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거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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