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화물 매출을 통해 실적방어에 나선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돌렸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전략도 빛을 발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선 화물 운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 부문 매출 목표를 5월 중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여객 매출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액 가운데 여객 부문 비중이 63.2%, 화물 부문 비중은 20.8%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년 23%대를 유지해왔던 화물 비중이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더욱 줄었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남미와 인도 시장에 화물기 공급을 증대하고, 생산기지 이동이 예상된 동남아 지역의 마닐라, 방콕에 화물기를 재운항하는 등 네트워크 다변화를 추진했다. 또한 고수익 성장 품목인 신선화물, 의약품, 전자상거래 물량에 대해 판매 확대를 지속했다.
이러한 대응 전략은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객기가 사실상 ‘셧다운’되면서 국제선 화물운임은 오히려 치솟았다. 글로벌 항공화물 공급량의 약 40%는 여객기 적재 공간이 차지하고 있는데 하늘길이 막히면서 화물기로 수요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있던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화물 부문 매출을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공항에 멈춰 서 있던 여객기를 화물기로 뛰어면서 공항 주기료를 줄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역발상 전략은 조원태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항공 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부친에게 경영수업을 받으며 항공업계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한 조 회장의 경영능력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다만 화물 부문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여객기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대한항공도 장기간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선불항공권 판매와 전직원 무급휴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유상증자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화물 운임이 크게 오르고 있지만 여객 매출 부문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빨리 끝나고 여객 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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