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미래통합당의 유례 없는 총선 참패는 수도권에 이어 '중원 싸움'에서 크게 밀린 점에서도 기인한다. 정치적으로 좀처럼 편향되지 않는 충청 민심이 이번에는 민주당으로 크게 돌아선 점이 지역구 선거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뿐 아니다. 대구경북과 함께 보수 야당의 '철옹성'으로 여겨진 강원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나타났다. 선거 막판 보수세 대결집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선전하며 전체 8석 중 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로 민주당은 대전광역시 지역구 7개에서 모두 당선자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전은 다른 충청권보다 비교적 보수세가 덜한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처럼 당선자 전원을 민주당으로 채운 적은 처음이다.
20대 총선 당시 대전은 민주당이 4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이 3개 지역구에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이 20대 당시 낙선한 중구, 동구, 대덕구가 모두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중구의 경우 황운하 민주당 후보가 50.3% 득표율로 현역 의원인 이은권 통합당 후보(48.1%)를 접전 끝에 이겼다. 동구의 경우 장철민 민주당 후보가 51%로 마찬가지 현역인 이장우 통합당 후보(47.5%)를 눌렀다. 대덕에선 박영순 민주당 후보가 49.3%로 통합당 현역의원 정용기 후보(46.2%)를 누르고 당선됐다.
충청남·북의 경우도 각각 이전 통합당 우세에서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돌아섰다. 우선 충남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전체 11석 중 민주당이 6석, 통합당이 5석을 차지했다. 지난 선거와 정반대 결과다. 20대 총선 당시 통합당은 이 지역에서 6석, 민주당은 5석을 차지했다.
천안갑의 경우 민주당 문진석 후보가 49.3% 득표율로 신범철 통합당 후보(47.9%)를 누르고 당선 깃발을 꽂았다. 공주·부여·청양은 청와대 대변인 출신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46.4%로 정진석 통합당 후보(48.6%)에 석패하면서 정 후보가 수성했다.
충청북도 전체 8석 중 4석이 걸린 청주는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다. 청주시 상당구 정정순 민주당 후보는 47% 득표율로 윤갑근 통합당 후보(43.9%)에 승리했다. 이 지역은 원래 통합당 중진 정우택 의원의 지역구인데 정 의원의 경우 지역구를 바꿔 청주 흥덕구에 출마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것이지만 득표율 42.9%로 도 후보(55.8%)에 패했다.
충북 증평·진천·음성에 임호선 민주당 후보가 50.6%로 통합당 현역의원인 경대수 후보(47.8%)를 누르고 당선됐다. 충청북도는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5석, 민주당이 3석을 가져갔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이 전체 5석, 통합당이 3석을 가져가며 판세가 역전됐다.
이번 총선에선 대구경북, 부산경남 일부를 제외한 영남 대부분 지역에서 미래통합당이 압도적 우세를 기록했다. 마찬가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강원의 경우 다소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민주당 당선자는 20대 총선 당시 원주을 한 곳에서만 배출됐지만 이번 선거에선 3명으로 늘었다.
우선 원주갑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정계복귀 여부로 이번 총선 주요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이 전 도지사는 지난해 연말 특별사면으로 정치적 재기의 길이 열렸는데 이번 선거에서 원주갑에 출마하며 48.5% 득표율을 기록, 박정하 통합당 후보(41.1%)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3선 의원으로 21대 국회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원주을은 송기헌 민주당 후보가 53.8% 득표율로 이강후 통합당 후보(43.1%)를 비교적 큰 격차로 누르며 재선에 성공했다.
춘천·철원·화천·양주갑도 강원도 내에서 화제가 된 지역구다. 허영 민주당 후보가 51.3%로 재선 의원인 김진태 통합당 후보(43.9%)를 누르며 20대 총선에 이은 '리턴 매치'에 성공했다. 원래 통합당 중진인 권성동 후보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의 공천배제 결정에 대한 불복이다. 권 후보는 40.8%로 김경수 민주당 후보(38.7%)에 대해 신승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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