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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1Q 영업손실 2400억 전망…ABS 신용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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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위기…자산 매각·휴업 등으로 자구책 마련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대한항공이 올 1분기 2천400여 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신용평가기관이 대한항공의 항공운임채권 ABS(자산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크다는 것인데, 이에 올해 대한항공이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순 쯤 대한항공이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업손실이 2천400여 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 5년 만에 1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엔저 현상,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 등으로 일본 노선 승객이 15.4%나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후 다시 대한항공은 매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여행 보이콧과 홍콩 시위 등의 영향으로 국적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서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물론 대한항공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년대비 56.4%나 줄어들었다. 이에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단기 희망 휴직 제도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올해 항공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인건비 절감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마저 커지고 있다.

이에 올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이 2천41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여객 매출액도 전년대비 32.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대한항공]

특히 이번에는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흑자를 낼 수 있을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19 영향이 항공사의 규모와 상관없어서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특정지역 노선에 집중되지 않고 국내외 대부분 노선에 운항차질을 야기해 다변화한 노선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실적 보완효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또 화물부문 운항실적으로 급감한 여객부문 실적을 보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2분기까지 혹은 올해 내내 암울한 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월평균 여객 수요가 12~15% 감소했고, 그 기간이 4~8개월 가량 지속되다 이후 5~6개월에 걸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코로나19는 이러한 패턴이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국기업평가는 그 요인으로 사태의 장기화, 광범위한 영향 지역, 심각한 심리적 위축, 대체노선 부재 등을 들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대한항공 여객 수요는 지난 3월 38만752명으로 전년 동월 224만9천271명에서 83%나 줄어들었다. 전달인 2월 138만5천33명에 비해서는 72.5% 감소했다. 화물부문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회복 기대감이 크지 않다.

SK증권은 대한항공의 올해 연간기준 영업손실이 9천89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만약 올해 대한항공이 적자로 돌아선다면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일 대한항공의 항공운임채권 ABS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ABS는 미래 매출을 담보로 한 채권인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신탁원본 회수실적이 심각한 수준으로 급격하게 감소했고 ▲회수실적 저하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회복 시점과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 하향조정 배경이다.

즉 계속되는 매출 감소에 ABS 원리금 상환 안정성이 저하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ABS 발행 잔액은 2조 원이 넘는다.

[사진=대한항공]

이에 사태 장기화를 감안하고 대한항공이 유동성 관리를 통해 대응 능력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의 단기적 대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5~6월 이후 대응을 위한 선제적 자본 확충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발행한 ABS 6천 억 원도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 회사채 발행을 도와주는 채권담보부증권(P-CBO) 신청도 대한항공은 하지 않았다.

이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유휴자산 매각 등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원활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앞서 지난 2월 서울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 유휴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 추가로 매각 대상이 나올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항공은 또 이달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로 6개월 간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직원 휴업 규모는 전체 직원의 70%를 넘는 수준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각각 3월 말과 지난 10일 이사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까지 이사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어서다. 한진칼 이사 간담회에서 김석동 의장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이사들과 경영진이 힘을 합쳐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아서 정부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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