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제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유권자들은 본투표 당일 사람이 몰리는 현상을 우려하거나 일찌감치 선호 후보를 정했다는 등의 이유로 사전투표에 대거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후6시까지 실시된 제 21대 총선 사전투표에서 4천399만 4천247명의 선거인 중 1천174만2천677명이 투표를 마치며 투표율은 26.7%를 기록했다.
이는 제19대 대선(26.06%)를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지난 20대 총선(12.2%)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투표율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35.8%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23.6%로 가장 낮았다.
총선에서의 사전투표제도 시행은 20대 총선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이듬해 지방선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10일 서울 관악구의 한 투표소. 투표 현장은 유권자들로 북적이는 동시에 감염에 대한 우려로 서로가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번 총선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상 밖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이는 투표일 당일 사람들이 붐비는 것을 피할 수 있고, 주거지와 관련 없이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권자들은 입구에 놓여있는 손소독제를 바른 뒤 사전투표사무원으로부터 발열 체크를 받았다. 정상 체온으로 확인되면 양 손에 비닐 장갑을 착용해야 했다. 주소지 여부에 따라 관내와 관외로 나뉘어 줄을 선 뒤 한정된 인원만이 투표소 내부로 입장할 수 있었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서명 기기에 표시된 본인의 이름을 따라 쓰면 선거인명부 서명이 완료되고 지역구 후보 투표 용지와 비례정당 투표 용지 2장이 인쇄돼 나왔다.
이번 선거에 지원했다는 사전투표사무원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민들의 투표열기가 높아 놀랐다"며 "시간과 연령-성별에 관계 없이 꾸준하게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 교대로 밥 먹을 시간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40대 초반 남성은 "15일 당일에는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기다리기도 싫고, 집에 아이가 있기 때문에 감염 걱정도 있어 오늘 잠시 짬을 내 투표를 했다"며 "투표 당일에는 집에서 가족과 편히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후보들의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면서 후보 개개인의 역량이나 공약을 보고 투표하기 보다는 정당에 대한 지지로 일찌감치 표심을 정했기에 미리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인 20대 여성은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도 비슷한 것 같고 정치인의 공약이란게 다 믿을 수는 없지 않나"며 "그나마 낫다고 보는 정당이 있어 그 소속 후보를 뽑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라 오늘 투표를 미리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딸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50대 여성은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지만 그간 나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일찌감치 마음을 먹은 상태다"며 "나라가 시끄러워서인지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본투표는 오는 15일 실시된다. 이날 전국에 총 1만4천330개 투표소(임시기표소 포함)가 설치된다. 사전투표의 풍선효과로 인해 본투표율은 이전 선거보다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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