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의 위협을 극복하고 ‘조원태 체제’를 굳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재무구조 개선, 계속되는 경영권 공격 등 남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에 완승을 거뒀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비롯해 조 회장 측이 추천한 사내·외이사 후보자는 모두 선임된 반면 3자 연합이 추천한 후보자는 단 한명도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달려 있는 곳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되면서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도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 특히 김 의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한 금융·행정 전문가로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천642㎡)와 건물(605㎡)을 비롯해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천670㎡) 및 건물(1만2천246㎡) 등을 매각하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계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항공협회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들의 2~6월 매출 손실은 6조4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의 피해가 가장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도 주총 직후 발표한 담화문에서 코로나19를 가장 큰 당면 과제로 꼽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 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도 호소했다.
한진그룹 자체적으로도 앞서 발표했던 유휴자산 매각 계획과 별도로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 그랜드하얏트 인천 등의 매각이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밖에 한진그룹이 보유한 터미널·물류센터 부지 등을 매각하는 극약처방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3자 연합의 2차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3자 연합은 올해 정기주총 전후로 꾸준히 지분을 늘려가며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조 회장 측 ‘백기사’ 델타항공은 코로나19 위기로 구제금융까지 신청한 상황인 만큼 한진칼 지분을 장기보유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하거나 새로운 우군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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