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인 봄의 시작인 4월을 맞아 소비심리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선봉장은 백화점이다. 백화점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이날 일제히 봄 정기 세일을 진행한다. 봄 정기 세일이 4월에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일 기간은 롯데·현대·신세계가 이날부터 19일까지, 갤러리아가 16일까지다. 용산에 위치한 아이파크몰도 19일까지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각 백화점들은 그 동안 봄 정기 세일을 주로 3월 말에 진행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분위기를 감안해 세일 행사 일정을 늦췄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세일을 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연이은 휴점, 방문객 수 급감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을 위해 세일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전월대비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2009년 3월(72.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낙폭은 2008년 7월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역대 가장 컸다.
이 같은 소비 심리 위축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른 휴점 영향으로 백화점들의 지난달 매출도 꼬꾸라졌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3월 2일부터 8일까지 매출이 34.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일부터 22일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3.5% 줄었다. 상품군별로는 여성패션(45.1%), 남성패션(29.3%)뿐만 아니라 명품(13.1%)까지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백화점 매출은 최근 날씨 덕분에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주차(3월 1~7일), 2주차(3월 8~14일), 3주차(3월 15~21일)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6%, 30.0%, 17.5% 감소했지만, 지난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간절기 상품 재고가 쌓여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간절기 상품들은 날씨가 더워지면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이번 세일 기간에 판매하지 않으면 협력사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백화점들은 고사 직전인 패션 협력사들의 사정을 감안해 정기 세일을 진행하는 대신, 집객형 이벤트는 줄이고 분산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행사, 매장 안내 등도 애플리케이션(앱), 유튜브 등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쿠폰 증정 행사도 고객이 원하는 때에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사람들이 몰리지 않도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일 수 차례 방역을 하는 등 상시 방역 체계가 자리 잡았다"며 "사회적 분위기를 흐리지 않는 선에서 세일 행사를 진행해 소비 심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덕분에 특수를 누린 이커머스 업체들도 이달 들어 각종 할인 행사를 펼쳐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각 업체들은 큰 폭의 할인은 물론 쿠폰 증정, 초특가 타임세일, 다양한 혜택 제공 등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티몬은 지난 1일부터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인 '퍼스트위크'를 시작했다. 1시간 간격으로 최대 90% 할인가에 판매하는 타임어택을 매일 진행하고 있으며, 1일 퍼스트데이를 시작으로 3일 무료배송데이, 4일 사은품데이, 6일 티몬데이 등 7일까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특가 릴레이도 이어간다.
위메프는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숫자 4를 활용한 특가데이 '44데이'를 진행한다. 4일 자정부터 4시간마다 타임딜 상품을 공개하며, 모든 상품은 가격의 끝자리를 44원에 맞춰 판매한다. 마트, 패션 카테고리는 상품 구성 단위를 숫자 '4'에 맞춘 전용관을 연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은 7일까지 패션·뷰티 브랜드 할인 프로모션 '스프링 빅세일'을 진행한다. 인기 브랜드사 봄·여름 신상품을 단독으로 판매하고, 최대 15만 원 추가 할인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데일리 신상 쇼케이스' 코너를 통해 매일 패션, 뷰티 브랜드 상품 한 개씩을 단독 혜택가에 판매하며, '오늘의 특가' 코너에서는 인기 브랜드 상품을 최대 86% 할인가에 판매한다.
SSG닷컴은 오는 12일까지 '백화점 쓱케일 위크'를 진행한다. 패션 브랜드 '패밀리 세일' 행사부터 명품 화장품 단독 기획전에 이르기까지 총 400여 개 브랜드, 1만2000여 종 상품을 최대 88%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쿠팡도 오는 7일까지 '쿠팡 패션위크'를 진행한다. 캠퍼스룩, 등원룩, 트레이닝복 등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는 시즌 필수 상품들로 모았으며, 2차에 걸쳐 8개 상품, 14개 브랜드의 봄 시즌 상품을 기간 한정 특가로 최대 87% 할인한다.
텐바이텐은 4월 한 달동안 정기세일 이벤트인 '365일 꿈꾸던 바로 그 세일'을 진행한다. 디자인 문구와 패션잡화를 90% 할인된 특별가로 구입 할 수 있는 '클리어런스' 이벤트 등을 통해 총 51만여 개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지난 1일부터는 매일 오후 6시마다 초특가 상품을 선착순으로 구입할 수 있는 '타임세일'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봄 시즌이 시작되는 4월은 각종 할인 이벤트들이 많이 진행되는 시기"라며 "최근엔 국내 소비가 많이 위축된 만큼 이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할인 이벤트가 얼어 붙은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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