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어려울 때일수록 주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서로를 응원합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제 위기에 맞서 구원투수로 발 벗고 나섰다.
삼성이 코로나19로 국내 마스크 부족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마스크 제조업체의 생산량 증대를 위한 지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아울러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를 기부하고, 정부와 협력해 마스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수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의 이번 긴급 지원으로 이 부회장의 앞서 지원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국가적 재난 사태 피해 지원을 위해 14개 계열사가 함께 300억원을 긴급 지원한 데 이어, 2일에는 병상 부족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을 위해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9일에는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물품 대금 1조6천억 원을 조기에 지급하는 등 총 2조6천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삼성은 국내 마스크 공급 확대를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우선 삼성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경험을 활용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E&W(경기도 안성시), 에버그린(경기도 안양시), 레스텍(대전광역시 유성구) 등 3개 마스크 제조기업들에 지난 3일부터 제조전문가들을 파견해 지원을 시작했다. 신규 설비를 설치했음에도 마스크 생산이 가능한 상태로 장비 세팅을 하지 못한 일부 기업들의 장비 세팅과 공장 가동도 지원했다.
특히 일부 제조사가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금형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금형을 제작해 지원하기도 했다. 해외에 금형을 발주할 경우 수급에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되나, 삼성은 광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 7일 만에 금형을 제작해 제공했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에도 화진산업(전라남도 장성군)에 스마트공장 전문가들을 투입해 마스크 제조라인 레이아웃 최적화, 병목공정 해소 등 설비 효율화를 지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 4만 개에서 10만 개로 크게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 개를 대구 지역에 기부하기도 했다. 삼성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디스플레이·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계열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해 캐나다, 콜롬비아, 중국, 홍콩 등에서 마스크 28만4천 개를 긴급 확보했으며, 이를 국내로 수입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 지역에 전달했다.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마스크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해지는 대로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유통업체를 통해 이를 직접 수입할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중국의 한 반도체 고객사가 직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보내온 마스크 5만 개를 사회적 위기 극복에 헌신하고 있는 대구광역시의사회에 재기증했다. 이번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스크와 같은 방역용품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전달돼야 한다는 취지로 이번 기부를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은 정부 부처들과 협력해 마스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인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멜트블로운' 수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부가 지정한 해외 필터 공급업체와 구매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수입해 조달청에 전량 납품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미 도입이 확정된 53톤 이외에 추가 물량을 구매 대행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멜트블로운 53톤은 마스크 2천500만 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멜트블로운 확보 과정에서 정부와 대기업의 민관 협력이 힘을 발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산업부와 코트라는 지난달부터 33개국 113개 부직포 제조업체를 조사해 우리 규격에 맞는 제품 3종을 발굴했으나, 정부가 직접 해외 업체와 계약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 수입이 지체될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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