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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깊어진 한숨…한국만 법인세 역주행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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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법인세율 인하 추세 속 작년 법인세 전년보다 1.2조 늘어난 72.2조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빛이 없는 어둡고 긴 터널 속으로 빠지는 기분이다. 경영 환경은 말그대로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을 두고 A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는 법인세를 35%에서 20%로 낮추는 미국이나, 혁신기술에 투자하거나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법인세를 20%까지 인하해 주겠다는 일본과 역행하는 흐름이다.

세수확보, 해외사례 등에서 법인세 인상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기업 증세로 법인세가 전년보다 1조2천억원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9년 법인세 수입이 72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2천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인상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올해에도 주요 대기업 곳곳에선 법인세 인상을 바라보는 불만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가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와 고용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도리어 법인세는 전세계적인 인하 추세와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쌓여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에 최저임금 등으로 경쟁력은 급격히 저하될 수 밖에 없다"며 "일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세액공제 축소 등 각종 감면세액에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총 16조8천200억원 전년(14조100억원)에 비해 20.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간 영업이익 58조8천900억원의 28.6%에 해당한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선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에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환율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일자리를 창출을 위해서는 제도개선 뿐만 아니라 과감한 규제개혁과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등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는 것.

한경연은 기존 법인세율 내에서도 충분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법인세율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경연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유효법인세율(법인세 차감 전 이익/법인세 납부액)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경우 20.1%로 인텔(22.4%)보다 낮지만 애플(17.2%)·퀄컴(16.6%)·TSMC(9.8%)보다 높았다.

한국이 법인세를 올리고 미국이 낮출 경우 삼성전자의 유효법인세율은 세계 1위가 된다. 특히 애플 등 미국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의 명목 법인세율 대비 비중은 44.2%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83.1%에 달한다.

아울러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결과적으로 법인세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10년간 법인세율을 올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6개국 가운데 3개국의 세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를 인상했음에도 전체 법인세수가 포르투갈은 5.4%, 프랑스는 8.8%, 헝가리는 13.7%나 줄었다. 이에 따라 3개국은 2014년 이후 법인세를 인하했거나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율 3%포인트 올린다고 기업이 망하지는 않지만, 법인세가 인상되면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할 이유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이 정부 주문에만 맞춰서 기업을 운영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한경연은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징벌적 세금부과와 다름없다"며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던 8개 한국기업이 최근 3개로 쪼그라들 정도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왜 법인세를 인하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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