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천%를 넘어설 전망인데, 아시아나항공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배구조 변화 없이 시장 눈높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한진그룹 일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의 난'이 점점 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에서 부채비율을 낮춰야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지난달 31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 혁신 등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한진그룹 남매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드러난 경쟁구도에서 어느 쪽도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나머지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 등 재평가 방안들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한진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대한항공의 정상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1천% 육박하는 부채비율이 낮춰야 주주의 지지를 얻을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 등 재평가 방안들이 부각될 것"이라며 "유휴자산 매각과 공급 구조조정, 항공기 구성 효율화 등이 수반될 것"이라면고 했다.
3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일반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적은 표 차이로도 의결권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 부사장의 3자 동맹은 "그동안 소외된 일반주주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비전 2023'발표에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고 국내 호텔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 부채비율을 395%까지 낮추고 신용등급을 A+로 높이겠다고 했다.
업계에선 형식적인 지배구조 개선안만 발표했을 뿐 재무구조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인 윌셔그랜드 호텔이 여전히 적자인 상황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만기가 다가오고 있고,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다른 회사들이 성장할 때 매출이 정체됐다.
KCGI는 지난해 기준 코스피200 상장사(금융업 제외)의 평균 부채비율이 90.8%인 점과 비교해 834.7%로 1위를 기록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지적한 바 있다.
KCGI 관계자는 "과거 한진해운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수익성이 낮은 호텔사업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해 그룹 재무구조가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경영진은 과도한 부채비율 축소와 관련해 실효성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채비율이 내려가면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상향되면서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해진다.
최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만큼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면서 "상속세 재원을 위해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을 GS홈쇼핑에 매각했던 것처럼 한진에게 가장 먼저 재평가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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