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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강조' 신동빈, 사장단에 쓴 소리…"게임 체인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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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회의서 "적당주의 빠진 과거 버리고 '위닝컬처' 심어야" 강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됩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0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 회의)'를 갖고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그룹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 부문과 화학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뿐 아니라 기타 다른 부문의 성장도 둔화됨에 따른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 VCM은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 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운영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BU 및 지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2020 상반기 VCM에서는 2020년 경제 전망, 2019년 그룹사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등이 공유됐다. 또 롯데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롯데 DT 추진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도 마련됐다.

이날 VCM의 마지막 순서로 대표들 앞에 선 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현재의 경제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고,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 문제의 심각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되고,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 회장은 이를 위해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현재의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를 위해서는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직원들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위닝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의 일환으로 롯데쇼핑은 최근 인력 재편을 위해 백화점 본사 인력의 약 13%를 각 점포 등 현장으로 보내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지난 14일 백화점 인사를 시작으로 이번 주 중 마트, 슈퍼 등 롯데쇼핑 산하 각 사업부 직원 인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인력들이 재배치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56%나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줄어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더불어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대표들에게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모든 사업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해 달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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