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면서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 앱 시장을 사실상 흡수하게 됐다. 경쟁체제에서 단일 기업 독식 구조가 된 것.
배달의민족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시장 독점 문제 등 논란도 예상돼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3일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DH)에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매각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은 물론 1위 배달의민족 모회사가 됐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이 딜리버리히어로 단일 기업 독점 체제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배달 서비스 앱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55.7%), 요기요(33.5%), 배달통(10.8%) 순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매각을 놓고 딜리버리 히어로의 국내 배달 앱 독점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독과점 논란 예상, 신 산업은 변수 … 공정위 판단 '촉각'
공정위는 시장 독점이나 지배적 사업자의 경쟁 제한을 막기 위해 업체간 인수합병 등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 등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또 현행 공정거래법 상 자산 또는 매출액 3천억원 이상 기업 지분 20%(상장사 15%) 이상을 취득할 때는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다. 이번 배달의민족 M&A 역시 신고 대상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M&A와 관련) 공정위 심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합병 없이)요기요와 배민은 국내에서 독립적으로 경영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할 때 시장 상황, 시장 점유율 등을 통해 경쟁 제한성을 평가해 지분 매각을 불허하거나 시정조치 등 조건부 허가를 하게 된다. 앞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때 시장지배력 확대 등 이유로 지분 인수 자체를 불허, M&A가 무산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의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에도 이 같은 시장 독점 등에 대한 판단이 관건이 될 전망다.
다만 배달앱 시장이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라는 점 등은 변수. 일반 기업의 M&A때와 같은 판단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국내 최초 온라인 경매 사이트 옥션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09년에는 인터파크로부터 G마켓을 인수, 2011년 두 회사를 합병시키며 이베이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했다. 옥션과 G마켓을 셀러들의 상품을 중개하는 형태의 '오픈마켓' 1위와 2위 사업자로 양사 M&A를 놓고 시장 독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 같은 이베이의 국내 시장 독과점 등 우려에 대한 오랜 검토 끝에 M&A를 승인했다. 국내 포털 등이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해당 시장이 보다 경쟁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게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경쟁제한성 등을 검토해 볼 것"이라며 "(신고 전이라)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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