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 1천220억 원을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에게 증여했다. 이에 업계는 CJ그룹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일 보유중인 CJ주식회사 주식 중 184만 주를 두 자녀에게 증여했다. CJ주식회사 주식 가액은 주당 6만6천 원으로, 이번에 증여된 주식은 두 자녀에게 각각 610억 원씩이다. 증여세는 총 7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CJ주식회사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세금을 모두 납부하는 합법적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CJ그룹은 이 상무와 이 부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 부문을 분사해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하고 주식 맞교환을 결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 부장은 오는 27일부로 CJ주식회사 지분 2.8%를 확보했으며, 이 상무도 1.2%를 확보했다.
이 부장이 CJ주식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또 10년 후 CJ주식회사의 신형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이 부장과 이 상무의 지분율이 각각 2.4%, 1.1%로 떨어지게 되지만, 이번에 증여받은 신형우선주가 2.7%씩 보통주로 바뀌게 되어 최종 지분율은 이 부장 5.1%, 이 상무 3.8%가 될 전망이다.
재계는 이번 주식 증여를 이 부장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부장이 최근 마약 밀반입 혐의로 기소되고, 재판이 진행중인 만큼 임원 승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을 고려해 '우회 승계'를 꾀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CJ그룹은 계열사 올리브영을 5천억 원 규모에 매각한다는 설에 휩싸여 부인공시를 행한 바 있으며, CJ제일제당은 지난 6일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의 유휴부지 매각을 위해 인창개발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연내 매각대금을 지급받기 위해 중간 신탁수익자인 KYH유한회사에 8천500억 원에 부지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또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공장 부지를 2천300억 원에 신탁수익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중구 필동에 위치한 인재원 건물 2개 동 중 1개 동을 528억 원에 CJ ENM에 매각키로 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CJ가 확보할 매각대금만 해도 총 1조1천330여억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승계 이슈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자산 매각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경영 차원의 문제"라며 "승계와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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