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한화와 두산이라는 두 거물마저 버티지 못한 시내면세점 입찰에 두타면세점 입지를 노린 현대백화점그룹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만 13곳의 시내면세점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해 롯데·신라·신세계 등 업계 '빅 3'는 입찰하지 않았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서울 3개, 광주 1개, 인천 1개, 충남 1개 등 전국 여섯 곳의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 입찰에 현대백화점그룹만이 서울에서 신규 면세점을 운영하겠다고 신청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두산이 운영을 포기한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품 재고와 인테리어, 고용 등 영업기반 전반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에는 면세점이 6개에 불과했으며, 중국인 관광객 '유커'로 인한 시장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이에 HDC신라, 한화, SM 등이 2015년 7월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고, 11월에는 신세계와 두산이 면세사업권을 손에 넣었다. 또 이듬해 12월에는 현대백화점도 면세점 면허를 취득하고 무역센터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개점 직후 닥친 사드(THAAD·고고도지역방어체계) 사태가 이들의 운명을 바꿨다. '유커'는 자취를 감췄고, 면세 시장은 급속히 중국인 보따리상 '따이궁'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에 업계는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송객수수료 경쟁에 들어갔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천630억 원 수준이었던 시내면세점 송객수수료 총액은 지난해 1조3천181억 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2015년 전체 송객수수료보다 많은 6천514억 원 규모의 금액이 지급됐다.
동화면세점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105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M면세점 또한 13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 하락이 이어졌다. 또 지난 9월에는 한화가 여의도에 위치한 갤러리아면세점63의 문을 닫았고, 두산도 오는 2020년 두타면세점 운영 중단을 선언하는 등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시장 매출 대부분은 '빅 3'가 독식하고 있다"며 "특히 경쟁이 과열돼 있는 시내면세점 시장에 뛰어들어도 아무런 이윤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면세점 시장에 뛰어들 업체는 앞으로도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8개 구역에 대한 입찰을 오는 12월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 대상 구역은 ▲롯데(DF3) ▲신라(DF2·4·6) ▲신세계(DF7) 등 대기업 구역 5곳, ▲SM면세점(DF9) ▲시티플러스(DF10) ▲엔타스듀티프리(DF12) 등 중소기업 구역 3곳으로, 업계는 시내면세점과 달리 '빅 3'를 포함한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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