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영업 초기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던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이 연이은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계 보험사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는 금융지주사들이 비우호적인 금융환경 속에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비은행 부문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206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35억원) 대비 53.4% 증가했다. 자산도 1조 6천9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0.7% 늘어났다.
KB저축은행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3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100억원)보다 34% 증가했다. NH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35.4% 늘어난 13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만이 1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중에서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은 지난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신한저축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84억원으로 1년 전(39억원)보다 115.38%(45억원) 급증했고, 하나저축은행도 4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49.5% 늘어났다.
NH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은 지난 상반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KB저축은행은 7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22억원) 대비 240.91% 증가했고, NH저축은행도 9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63억원)보다 49.21% 늘었다.
이는 은행계 보험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신한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21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보다 15% 하락했다. KB손해보험은 677억원, NH농협생명은 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7.8% 줄었다. 비교적 덩치가 작은 하나생명과 KB생명, NH농협손해보험은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 2011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들이 연이어 문을 닫는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사태 수습을 위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에게 부실저축은행 인수를 독려한 바 있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한뒤 예한별저축은행과 합병을 통해 2013년 4월 신한저축은행이 탄생했고, 하나금융지주는 제일2·에이스·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해 2012년 하나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KB금융지주도 제일저축은행과 예한솔저축은행을 인수해 2014년 초 통합 KB저축은행을 출범했고, 옛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였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14년 6월 NH농협금융지주로 편입되면서 NH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이 대폭 실적 개선을 이뤄낸 배경에는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부분 강화가 꼽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비우호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 특별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자 비은행계열로 눈을 돌리며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특히 신한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실적 역시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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