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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차작업에 어깨가 빠져라'…로젠택배 기사의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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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다단계 고용구조 원인…"본사가 직접 문제 해결해야"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로젠택배 택배기사들이 수동으로 택배 하차 작업을 하는 등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고 나섰다. 택배 상·하차 비용도 택배기사들이 부담하는 등 노동착취마저 당하고 있다.

이러한 데에는 불법 다단계 고용구조가 근본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로젠택배 본사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로젠택배 본사 앞에 택배노동자 기본권쟁취 투쟁본부(전국택배노동조합,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10여 명이 모여 울분을 토해냈다. 열악한 노동환경, 노동착취 등 총체적으로 부실 운영하고 있는 로젠택배 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다.

이들은 로젠택배 기사들이 일하고 있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했다. 송훈종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은 "비가 오면 물이 차서 한강이 되는데도 물구덩이에서 일을 해야 한다"며 "배수 시설과 비가림막 설치되지 않아 안전문제뿐 아니라 고객 물건도 손상되기 일쑤다"고 토로했다.

특히 "하차 작업을 하는 레일도 자동이 아니어서 손으로 어깨가 빠져라 무거운 짐을 밀면서 짐을 들어 차에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물류레일에 손이 다쳐도 화장실조차 편히 갈 수 없다"며 "로젠택배는 워낙 많은 물량을 배송하기 때문에 수익이 나쁘지 않고 택배물류 규모로는 대기업 급인데 열악한 노동환경 등으로 회사 직원과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악명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로젠택배 본사 앞 기자회견. [황금빛 기자]
로젠택배 본사 앞 기자회견. [황금빛 기자]

이처럼 택배 노동현장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불법 다단계 고용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젠택배는 '본사→지점→영업소→취급소' 등의 다단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본사는 지점들에 맡기고, 지점들은 또 영업소 팀장 체계를 구축해 그 밑에 취급소를 운영하는 식이다. 즉 로젠택배와 지점 계약, 지점과 영업소(팀장) 계약, 영업소(팀장)와 취급소 계약으로 이어지는 3단계 하도급 고용구조다.

하지만 이는 현행법인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상 직접운송 의무제 위반이다. 이 법이 제대로 적용되면 허가를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령하거나 감차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다단계 고용은 단순히 물건을 위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책임과 관련된 모든 것이 함께 위탁되고 관리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다"며 "일 시키는 사람은 있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이 있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참담하다"며 "불법을 하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택배 기사들이 겪는 문제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넘어선다. 임금 등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어서다. 택배 기사들은 낮은 수수료 강요, 상·하차 비용 전가, 분실된 고객 물품에 대한 책임 전가, 물품 파손에 대한 패널티 적용 등의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계약서도 없이 일하는 경우도 다수고,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는 등 수시로 고용 불안도 느끼고 있다.

송훈종 위원장은 "실질적으로 택배 노동자들이 스스로 분리 작업을 하는데 그 분리 작업을 하는 돈을 기사들이 낸다"며 "그 어느 택배사도 하지 않는 물류비를 기사들에게 걷어내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이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에 온 울산 울주에서 로젠택배 기사로 일하는 노동자는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가 한 달 급여 200만 원이 안 되는데 거기에 한 달 기름값으로 50~60만 원을 쓴다"며 "부당한 처우에는 로젠택배 지점과 팀장 등의 착취가 있다"고 말했다.

로젠택배 본사 앞 기자회견. [황금빛 기자]
로젠택배 본사 앞 기자회견. [황금빛 기자]

이들은 또 "지점 계약과정에서 지점 계약자 사이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불법적인 권리금 거래가 있다"며 "본사와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권리금 회수해야 하는 지점들이 택배 기사들을 쥐어짜는 악순환도 반복된다"고 이야기했다. 또 "월별 명세표도 없고 전산도 개방하지 않아 돈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며 "돈 내면서 일을 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일만 하는 노예 생활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들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는 로젠택배 본사가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들은 "본사가 전국에 있는 지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단계 하도급 고용구조, 권리금 실태, 시설현황 등을 파악하고 즉각 시정해야해야 한다"며 "본사의 성의 있는 답변과 조치가 없으면 현장에서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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