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현성바이탈이 200억원 규모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계약 상대방인 엘골인바이오가 올해 만들어진 법인인 탓에 시장에서는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회사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성바이탈이 200억원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엘골인바이오는 지난 2011년 자본금 2천만원의 마하소프트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다. 지난 3월 엘골인바이오로 이름을 바꾸고 사내이사도 모두 변경됐다.
엘골인바이오의 회장으로 알려진 차준헌 회장은 지난 6월부터 엘골인바이오의 감사에 올라 있다. 엘골인바이오의 대표는 한재호 씨다.
현성바이탈은 지난달 24일 자회사 에이풀이 엘골인바이오와 ‘균형생식환’ ‘햄프함초환’ 등의 제품을 200억원 규모로 판매계약을 맺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공시는 하지 않았다. 코스닥기업은 전년도 매출 대비 10% 이상의 계약은 공시의무가 있지만 자회사의 계약은 해당되지 않는다. 현성바이탈의 지난해 매출은 95억원이다.
현성바이탈은 균형생식환 등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여기서 나온 제품의 95% 이상이 자회사 에이풀을 통해 판매된다. 현성바이탈이 생산을, 에이풀이 판매를 담당하는 것이다. 에이풀은 네트워크 마케팅회사로 현성바이탈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현성바이탈 측은 엘골인바이오는 ‘엘골인한의원’을 보유한 회사로 전국 10여개의 한의원과 52개 지사, 2천개 가량의 판매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인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엘골인한의원은 전국에 서울, 수원, 대구, 부산 등 4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병원의 개설일은 모두 얼마 되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지난 5월13일이 개업일이다.
지사의 개수도 명확하지 않다. 엘골인바이오 홈페이지에 나온 지사는 26개에 불과하다. 연락처로 대부분 휴대폰 번호가 올라와 있고, 등록 주소가 같은 곳도 여러 개 있다. 판매원을 지사로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규면 현성바이탈 경영지배인은 “엘골인한의원 35개가 등록됐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되는데 약 3개월 걸리기 때문에 아직 확인되지 않는 것”이라며 “지난 5월 한국에서 판매승인을 받아 엘골인바이오에서 매출이 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한의원 등 의료기관은 지역 보건소에 등록하게 돼 있는데 등록하면 심평원에서 등록번호를 주기 때문에 즉각 홈페이지에 반영된다”며 “3개월이 걸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엘골인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회사가 만들어져서 아직 매출이나 실적이 적다”며 매출 공개를 꺼렸다.
이처럼 석연찮은 구석이 있음에도 현성바이탈의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24일 에이풀이 엘골인바이오와 200억원대의 매출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성바이탈 주가는 장중 5.19%까지 치솟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확인하기 힘든 정보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종목은 앞으로도 이슈에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투자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성바이탈은 최대주주가 신지윤 외 4명에서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로 변경됐다고 지난달 3일 공시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의 대표는 조규면 씨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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