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5세대 통신(5G) 킬러 콘텐츠로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결합된 실감콘텐츠와 미디어다.
유료방송 시장에 불고 있는 인수합병(M&A)를 통한 가입자 기반 확대, 5G 실감콘텐츠 경쟁이 가열되는 이유다.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콘텐츠 투자 등 생태계 확대 등 올해 관련 준비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강화에도 나섰다.
◆ LG유플-CJ헬로 '청신호'…SKB-티브로드도 '화색'
올해 미디어 분야 판도 변화에 불씨를 당긴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14일 CJ헬로 지분인수를 확정하고 1개월이 지난 3월 15일 지분인수를 위한 신고서를 공정위, 과기정통부에 각각 제출했다. 공정위는 심사 초기 자료보정 요청이 이어지면서 일부 일정이 지연되는 듯 했으나 4월부터 본격적인 심사가 진행되면서 지난 10일 심사보고서가 LG유플러스와 CJ ENM에 송부됐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공경경쟁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 조건부 승인이 유력시 된다. 관건으로 지목됐던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은 분리 매각보다 완화된 조건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 측은 심사보고서 관련 빠른 시일내 공정위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오는 27일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도 방송법에 따라 최다약출자자 변경 승인과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최대주주변경인가 및 공익성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르면 오는 내달 초 최종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관련 인허가 절차가 순탄하게 흐르면서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21일 SK브로드밴드를 통한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발표한 뒤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보다 빠른 심사를 위해 3월 28일 공정위에 사전심사를 요청했고, 4월 26일에는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 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5월 9일 과기정통부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의 합병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는 등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속도라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기업결합 승인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 내년 공식 출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과기정통부가 5월 발표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 M&A로 시장 점유율 24.54%로 2위로 올라서게 된다. SK브로드밴드 점유율도 23.92%까지 확대된다. 1위 KT의 점유율이 31.07%인 점을 감안하면 3사간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따른 유료방송 시장 1위 다툼은 더욱 가열된 전망이다.
◆ 토종 OTT '웨이브' 출격
올해는 구글 유튜브에 잠식되고, 넷플릭스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국내 온라인동영상 시장에서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플랫폼 측면에서 반격으로 실마리를 마련했다.
당장 오는 18일 국내 토종 연합 OTT '웨이브'가 출격한다. 웨이브는 SK브로드밴드 OTT 서비스 '옥수수' 가입자 1천만명, 지상파3사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가입자 400만명을 더한 총 가입자 1천400만명 규모의 국내 최대 OTT 플랫폼으로 야심찬 새 출발을 알리게 된다.
지난 1월 3일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지 8개월 여 만이다.
실제로 양 측은 MOU 이후 두달만이 3월 5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해 공정위에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고서를 제출했다.
또 SK텔레콤은 4월 5일 이사회를 열어 옥수수 사업분리를 결정하고, 지상파3사 콘텐츠연합플랫폼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통합법인은 SK텔레콤이 지분 30%를, 나머지 70%는 지상파 3사가 나눠 보유한다. 본계약 이후 4월 8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 지난달 20일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다.
출범을 앞둔 '웨이브'는 콘텐츠 역량을 보유한 지상파3사와 과감한 투자 및 마케팅 역량을 갖춘 이통사의 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OTT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
나스미디어의 '2019 인터넷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동영상 이용률에서 유튜브는 PC로는 87.7%, 모바일에서는 89.4%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도 유료가입자 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OTT 서비스 '텔레비' 중단을 결정했다. KT는 올레tv 모바일 강화 이외에 아직 이렇다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
◆ 실감콘텐츠 생태계 확산 집중
이통3사는 이 같은 동영상 등 미디어 분야 외에 5G 킬러 서비스로 실감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5G 클러스터 전략'을 마련, VR과 AR 등 융합기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LCK 경기장에 '롤(LoL)파크'를 운영하는 한편, 올림픽 공원과 여의도공원에 'AR 동물원'도 개장했다. SK와이번스 홈구장인 인천문학구장도 '5G 스타디움'으로 키울 계획이다.
AR 생태계 확산을 위해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언틱과 손잡고 지난 6월말 출시된 '해리포터' AR게임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한 바 있다. AR 디바이스 측면에서는 AR 글래스업체 매직리프와 독점 계약을 통해 보급화에 힘쓸 계획이다.
KT는 지난 7월 가상현실(VR) 전용 서비스 플랫폼과 단말인 '슈퍼VR'을 출시했다. 5G 시대 국내 대표 실감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슈퍼VR은 기존 기가라이브TV를 대체하는 신규 서비스 플랫폼으로 1만여편의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프리미엄VR 영상뿐만 아니라 게임도 대폭 강화했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제유를 통해 생태계 확장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LG유플러스는 'U+VR' 플랫폼을 통해 연내 1천500여편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목표. 이를 위해 구글과 공동펀드 조성에 나서는 한편, VR 영상앱 플랫폼인 미국 어메이즈VR 투자, 타임슬라이스 솔루션을 보유한 미국 4D리플레이와도 독점 계약했다.
AR을 위해서는 '리얼AR'에 집중, 전문 스튜디오까지 차렸다. 기획과 촬영, 제작, 유통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 상태다. 5G 스트리밍 기반의 4K VR 상용 콘텐츠를 촬영할수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스튜디오이기도 하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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