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둘러싸고 KT,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NHN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 간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규제 완화로 올해부터 금융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안정성 평가' 등의 진입 요건을 먼저 충족시킨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KT는 6일 '목동IDC 2센터'에 금융회사를 위한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GLN) 플랫폼', '제로페이 포인트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수용하고 있다. KT는 2~3년 내 클라우드 매출의 30% 이상을 금융 분야에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NBP도 늦어도 내달까지 코스콤과 함께 여의도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을 비롯한 금융 클라우드 존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초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NHN의 경우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자사 데이터센터(TCC) 내 별도의 금융존을 만든 상태다.
특히 세 회사 모두 시중은행과 함께 금융보안원의 안정성 평가를 진행해 충족시켰다. 지난해 말 발간된 '금융 분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이용 가이드'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려는 금융사는 이 평가를 직접 신청해 통과해야만 한다. 이 가이드는 금융 분야 클라우드 이용 범위가 개인신용정보까지 확대되는 등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KT는 KEB하나은행과, NBP는 IBK기업은행과, NHN은 KB금융그룹과 각각 평가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GLN 기반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도입했고, 기업은행은 새로운 서비스 구축을 위해 클라우드를 활용한다.
NHN의 경우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 시큐어'를 도입한다. KB금융그룹의 협업 플랫폼 '클레온'이 NHN 서비스에서 제공된다.
김동훈 NHN 클라우드사업그룹 이사는 "앞으로 금융사,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금융 클라우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BP 관계자는 "NBP는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획득했다"며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국은행, 한국재정정보원, 삼성카드, 미래에셋대우 등의 금융권 고객사례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금융 클라우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AWS 등 글로벌 기업들도 금융 시장 확대 기회를 계속 엿보고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금융권 안정성 평가(기본보호조치 109개, 추가보호조치 32개) 중 추가보호조치 항목 같은 경우 글로벌 기업이 충족하기 쉽지만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추가보호조치 항목에는 국내 소재 데이터센터 운영은 물론 금보원의 통합보안관제에 필요한 탭 장비 보유 규정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사고보고, 분석 수행 등의 절차를 위한 것이다.
AWS는 싱가포르 클라우드 보안인증(MTCS) 레벨 3를 받아 기본보호조치 항목 평가만 생략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유사한 성격의 'CSA 스타' 인증을 받은 바 있다.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관리시스템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거나 금보원의 모니터링을 위한 탭 장비를 보유해야 하는 등의 규정은 본사 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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