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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M&A] 금호·산은, '일괄매각' 고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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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매각 시 금호 '구주 가치 하락' 산은 '추가 자금 투입' 부담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은 이른바 일괄매각(통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각에서 분리매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매각의 핵심주체인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은 묵묵부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자금 부담에 따른 유력 인수후보들의 잇단 인수전 불참 선언으로 분리매각 가능성이 조명 받고 있지만 금호그룹, 산업은행 등 매각의 핵심 당사자들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영훈 기자]
왼쪽부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영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에어서울(100%), 에어부산(44.2%)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은 M&A 추진 시 인수자의 요청이 없을 경우 분리매각을 금지하기로 앞서 합의했다.

그런데 유력 후보군들이 속속 자금 부담으로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분리매각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분리매각 대상으로 언급되는 자회사는 아시아나ID,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대표적이다. 특히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의 경우 대표적인 알짜로 평가된다.

인수후보들 외에도 분리매각을 원하는 주체는 적잖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이해관계자들이 분리매각을 상당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일반주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금호그룹과 산은은 이유가 조금 다르지만 통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M&A를 추진 중이다.

누구보다 통매각을 원하는 곳은 금호그룹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주매각을 통해 확보할 자금 규모 때문이다.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떼어 내 매각하면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33.47%)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아이뉴스24가 올해 1분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추산한 6월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는 연결로는 자산 11조274억원, 부채 9조5천62억원이며,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 자회사 제외 시 10조525억원, 부채 8조8천310억원이다.

주당 순자산가치(자본총계/발행주식총수)는 3개 자회사를 포함한 경우 주당 7천412원이며, 제외한 경우 주당 5천952원으로 1천460원의 차이를 보인다. 통매각 시 경영권 프리미엄(20%) 포함 구주 가치는 최소 1천200억원이 높아지는 셈이다. 금호그룹이 통매각을 원하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주당 순자산가치 [표 한상연 기자]
아시아나항공 주당 순자산가치 [표 한상연 기자]

산은은 금호그룹보다 상황이 복잡하다. 매각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규모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할 상황도 벌어질 수 있어 분리매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산은은 앞서 경영안전과 항공기 운항 차질 방지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5천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6천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이 계획에 따라 올해 4월 만기 30년의 영구채 성격을 가진 4천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 채권형 사모전환사채(CB)를 우선 매입했다.

3개 자회사를 따로 매각하는 상황을 전제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총계는 9조8천17억원, 부채총계는 9조280억원, 자본총계는 7천737억원이다. 자본금이 1조262억원이기 때문에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1분기 이후 부채상환, 산은의 영구채 매입과 지난해 4월 발행한 CB 중 일부 주식 전환 등 자산과 부채 변화를 반영하게 되면 자산총계 10조525억원, 부채총계 8조8천310억원, 자본총계 1조2천115억원이다. 자본잠식까지는 약 2천억원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반면 통매각을 전제로 같은 조건을 적용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총계 1조5천212억원이다. 자본잠식까지는 약 5천억원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 3개 자회사를 제외한 경우보다 3천억원의 자본이 늘어나는 셈이다.

곧 매각을 위한 실사와 2분기 실적 집계가 끝난다. 여기서 추가 부실이 발견되고 적자가 날 경우 자본잠식 우려로 추가 자금 투입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산은이 통매각을 고집하는 이유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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