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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에 코웨이 다시 내놓은 웅진…렌털가전업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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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인력 이탈 등 우려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다시 판다. 6년 만에 코웨이를 다시 품은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코웨이를 재인수하기 위해 2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했지만, 가속화되는 재무 부담이 결국 웅진코웨이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꿈을 접게 됐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전격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무부담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웅진그룹 측의 설명이다. 매각 자문사로는 코웨이 인수 당시 인수금융을 지원했던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됐다.

◆인수자금 80%를 외부에서…변수 생기자 악재 '도미노'

웅진그룹은 처음에 코웨이의 지분 22.17%를 1조6천8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2천억원 가량을 들여 추가지분을 인수해 현재까지 25.08%의 지분을 확보했다. 최종적으로는 27%까지 지분을 늘리는 것이 목표였다. 해당 목표 지분을 사들이는 데는 총 2조원 남짓 들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산했다.

이에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 인수 과정에서 약 1조6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전체 인수금액 2조원의 80% 수준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천억원을 대출했고 나머지 5천억원은 웅진씽크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다. 즉 웅진그룹의 자체 자금은 4천억원 정도인 셈이다.

윤석금 웅진 회장. [출처=웅진그룹]
윤석금 웅진 회장. [출처=웅진그룹]

웅진그룹은 차입금을 갚기 위해 당초 계열사인 웅진에너지, 북센 등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런데 웅진에너지가 예상치 못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여기에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최근 지주사인 ㈜웅진의 신용 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다. 웅진에너지의 재무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퍼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였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웅진그룹이 지불해야 하는 이자 비용 등 자금조달 비용까지 상승하게 됐다. BBB- 시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등의 여파로 심각하게 위축된 점도 악재였다.

여기에 웅진씽크빅이 5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이를 조달하는 구조였는데, 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오는 8월 차입금 만기 1천300억원이 다가오는 상황인데 악재에 악재가 겹쳤다. 결국 코웨이를 시장에 다시 내놓기로 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비용의 대부분을 빚으로 충당한 데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으로 1년 내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한다는 것"이라며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서 다시 코웨이로…장기적 악영향 우려

웅진이 코웨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더라도 당장 렌털가전업계에 미칠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는 웅진의 코웨이 인수 당시에도 시장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웨이가 인수 전에도 계정 수로나 매출·영업이익 면에서나 경쟁사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다. 모회사인 웅진씽크빅 역시 대규모 방문판매 인력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에 이 같은 기대는 더욱 컸다.

코웨이가 다시 시장에 나오면서 웅진씽크빅과의 시너지효과는 없던 일이 됐다. 다만 코웨이의 규모가 큰 것은 인수 전이나 현재나 마찬가지로, ㈜웅진이 보유하고 있던 렌털 조직인 '웅진렌탈'까지 최근 인수하면서 웅진 인수 전과 비교해 조직 및 계정 숫자 규모가 더 불어났다. 웅진렌탈의 계정 수는 10만개가 약간 안 되는 8~9만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코웨이 1강' 체제는 여전히 공고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2019년 코웨이 신년식.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해선 코웨이 대표.  [출처=코웨이]
2019년 코웨이 신년식.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해선 코웨이 대표. [출처=코웨이]

물론 변수는 있다. 우선 코웨이 내부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불과 수 개월 만에 웅진에 매각됐다가 다시 시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혼란 요소가 될 수 있다. 방판인력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한 당시에도 코웨이의 방판인력이 다른 곳으로 많이 빠진 것으로 안다"며 "이번 매각으로 다시 한 번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매각 이슈로 인해 코웨이가 입방아에 자꾸 오르내리는 것 역시 변수다. 소비자들이 이 때문에 당장 렌털을 해지하지는 않겠지만, 코웨이라는 브랜드의 신뢰성에는 자칫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방문판매인력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일반 소비자들도 코웨이에 일어난 커다란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론 방문판매 시장 특성상 중·장년 여성들의 소비 비중이 높고, 이들이 매각 이슈 등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 여파로 실제 방판인력 이탈 등이 심해진다면 해당 판매원과 가까이 지냈던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웅진 측은 국내 렌털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감안하면 코웨이는 상당히 인기 있는 매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웅진이 코웨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해 사실상 코웨이 인수에 단독으로 나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 같은 장벽이 없기에 잠재력을 본 많은 기업 및 PE(프라이빗에쿼티)들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웨이의 몸집이 워낙 크고, 2만여명에 달하는 방판 인력도 함께 품어야 하기에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코웨이가 M&A 시장에 처음 나왔을 당시 CJ·GS 등 대기업들이 코웨이 인수를 검토했다고 알려졌지만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현재 코웨이의 매출 규모는 2012년 당시보다도 더 늘어났다.

한편 이에 대해 웅진그룹 관계자는 "향후 1년 안에 코웨이 매각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매각 완료 시까지 코웨이의 경영은 현재와 같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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