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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수장 3번 바뀐 티몬…이진원 대표 선임에 '우려'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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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입 비중 높은 '슈퍼마트' 축소될 가능성 ↑…"출혈경쟁 심화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티몬이 위메프 출신인 이진원 부사장을 새 수장으로 선임하자, 업계가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타임 마케팅'을 업계에 도입한 최초의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 이 사장이 앞으로 티몬의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판촉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출혈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티몬은 12일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진원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이재후 대표는 이사회 부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신임 대표는 이커머스 상품기획자(MD) 출신으로 입사해 영업실무를 담당하며 리더로 성장, 대표이사에 오른 업계 최초 사례다.

이진원 티몬 신임 대표 [사진=티몬]
이진원 티몬 신임 대표 [사진=티몬]

이 부사장은 2008년 지마켓에 MD로 입사한 후 2011년 쿠팡으로 이직해 소셜커머스 최초로 온라인 초특가 행사를 기획했다. 2016년에는 위메프에 영업 등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특가' 및 '데이' 마케팅을 통한 성장을 주도했다.

티몬에 안착한 이 부사장은 연간 단위로 했던 특가 행사를 매달, 매일, 매시간으로 세분화해 선보였다가, 최근 분·초 단위로 하는 타임 마케팅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이에 티몬 주주인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이 부사장의 대표 선임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관계자는 "주주들도 이 부사장의 특가 마케팅이 충성 고객 확보에 효율적인 데다 수익성을 높이는 사업 모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어 이 신임 대표의 경험과 능력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부사장이 지난해 10월 티몬 최고운영책임자로 영입된 후 티몬 모바일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다. 이는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년 대비 성장률 9%의 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고객 당 평균 체류 시간도 지난 5월 기준으로 G마켓,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지난해 말 이 부사장을 영입한 뒤 '타임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시간대별로 파격적인 가격의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 마케팅이 다른 방식에 비해 마케팅 비용도 크지 않아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임 마케팅은 할인쿠폰 등을 통한 출혈 경쟁보다 오히려 비용은 적게들면서, 소비자들을 유입하는 효과는 높다"며 "타임 마케팅에 강한 이 부사장이 앞으로 슈퍼마트처럼 직매입 비중이 큰 사업 규모를 줄이고 중개 방식의 판매수수료 매출을 늘리는 데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티몬]
[사진=티몬]

그러나 업계에서는 티몬이 이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것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타임 마케팅 귀재인 이 부사장이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판촉 활동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티몬은 지난해까지 직매입 구조의 배송서비스인 '슈퍼마트'를 전략적으로 키워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손실 확대의 주 원인이 됐다. 실제로 슈퍼마트는 지난해 매출의 절반 가량인 2천512억 원(전년 대비 43% 증가)을 벌어들였지만, 매출원가는 1천830억 원에서 3천233억 원으로 77%나 급증해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급여는 4.3%, 광고선전비는 3.5% 줄었고 판촉비는 8.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부사장이 판촉비와 광고선전비에 더 투자해 효율이 높은 '타임 마케팅'의 매출 비중을 늘리고, '슈퍼마트'와 흐지부지된 '여행' 사업 비중은 점차 낮춰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에 비해 자금 여력이 없는 티몬이 슈퍼마트 사업을 축소해 그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티몬이 타임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출혈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티몬의 잦은 수장 교체에 대해서도 우려를 쏟아냈다. 만 2년만에 수장을 3번이나 교체한 것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사업과 조직이 안정화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냐는 평가다. 또 주주들의 실적 압박도 한 몫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은 지난 2017년 7월 창업자인 신현성 이사회 의장이 물러난 후 유한익 대표를 선임했다가, 1년 4개월 만에 이재후 그룹장을 새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그러나 이재후 그룹장은 8개월 만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사회 부의장이 된 이 대표는 앞으로 장기 경영전략을 세우고, 주주들과 소통하는 데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경쟁사인 위메프보다 지난해 매출 규모로는 앞섰지만, 영업손실 규모 측면에선 위메프가 390억 원, 티몬이 1천255억 원으로 격차가 크다"며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불만이 쌓인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압박을 가한 탓에 수장 교체가 자주 이뤄지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이미 지난해 티몬에 영입된 후부터 실제 결정권을 가지고 사업을 주도해왔던 인물"이라면서도 "영업·마케팅에 힘을 싣기 위한 인사라고 하지만, 이 부사장에 대한 대내외적 부정적인 시선이 훨씬 더 많은 상황에서 티몬이 그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에서도 이 부사장의 대표 선임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MD 직군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력 이탈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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