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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선] '국민연금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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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가 잠잠해지니 이제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국민연금 논란을 죽인다'

어느 포털 사이트의 토론게시판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글이다. 불량 만두파동이 터졌을 때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을 잠식시키기 위해 누군가 만두 파동을 이용한 것'이라는 '만두 음모론'까지 제기됐던 사실을 떠올린다면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진 네티즌이 이상할 것도 없다.

'국민연금의 8대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을 떠돌면서 온 국민의 관심이 국민연금에 집중된 적이 있었다. 안티 국민연금 사이트가 곳곳에 생겨나고 국민연금을 반대한다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사람들도 있었다. 하루에도 몇 건씩 국민연금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니 만두 파동과 행정수도이전, 이병헌과 송혜교의 결별까지 갖가지 사건들에 국민연금이 가려지자 발을 동동 구를만큼 안타까워 하는 네티즌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국민연금 문제가 이대로 잊혀질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걱정은 각 뉴스의 댓글게시판만 봐도 잘 나타난다. 국민연금과 전혀 상관없는 '행정수도 이전' 기사의 댓글에서도 '국민 연금을 잊지말자'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정부와 언론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격한 주장을 펼치는 네티즌도 있다.

국민연금과 상관없는 뉴스에도 국민연금에 대한 댓글을 올리는 네티즌들. 주제와 어긋난 엉뚱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이들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국민연금은 곪을대로 곪아버린 '상처'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국민연금 등 채무를 비관한 30대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그가 자살을 선택할만큼 절박했던 이유 중 하나가 국민연금 압류통지서였다는 사실에 네티즌은 분노했다. '죽음의 강'으로 그의 등을 떠밀었던 것이 결국 국가였다는 것에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더군다가 그가 자살하기 전인 4일 이미 정부에서는 신용불량자와 생계곤란자는 국민연금을 연체해도 압류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개선안을 내놓지 않았는가.

결국 이런 정부의 노력도'조삼모사'식 개선안으로 국민의 눈을 가릴 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오히려 국민들은 '국민연금 폐지'라는 강경한 주장을 펼치기에 이르렀다.

노후를 보장해 주겠다며 국가가 직접 나서 시작한 사업에 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반대 시위를 하며 '사기'라고 까지 칭하는지 생각해 봤는가.

국민연금 문제는 국민과 정부의 '싸움'이 아니다. 국가 정책에 대한 맹목적 비난이거나 불평도 아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아깝기 때문도 아니다.

국민들은 국민연금을 믿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국가를 믿지 못하는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해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언제나 그렇듯 정부는 ''우매한'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니 시간을 두고 설득하면 이해하게 될 것이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입장에 국민과 네티즌은 한 마디를 던진다.

"잊지 않겠다."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한 정부의 대응에 속아 넘어가기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들리는 이 말. 단순한 인터넷 유행어라고 넘겨버리기에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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