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달걀 껍데기를 촉매로 사용하면 알코올에서 수소를 분리하기가 더 쉬워지고, 동시에 그래핀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21일 울산과학기술원 (UNIST,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달걀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3)으로 ‘산화칼슘(CaO)’을 만들고 이를 촉매로 활용해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반응 과정에서 산화칼슘 위에 탄소(C)가 얇게 쌓여 쉽게 떼어낼 수 있는 그래핀이 합성돼 수소와 그래핀을 동시에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알코올에서 수소와 탄소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700℃ 이상의 고온이 필요했다. 그러나 700℃ 이상의 고온에서는 수소 외에도 메탄, 일산화탄소, 에틸렌 등의 부산물이 발생해 수소만 따로 골라내는 공정이 더 필요했다.
연구팀은 달걀 껍데기를 이용해 만든 산화칼슘을 써서 반응 온도를 500℃로 낮추었다. 그 결과 생산된 기체의 99%가 수소였고, 탄소는 촉매로 사용된 산화칼슘 위에 그래핀(3D 벌키 나노기공성 그래핀, BNPGr) 으로 쌓였다. 산화칼슘을 촉매로 사용한 알코올의 증기 개질을 통해 나온 기체는 모두 수소로, 고체는 모두 그래핀으로 정리된 것이다.
백종범 교수는 “산화칼슘은 값싼 물질인 데다 달걀 껍데기를 재활용해 만들 수 있으므로 친환경적”이라며 “생산된 수소나 그래핀 모두 별다른 분리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가오-펑 한(Gao-Feng Han) 박사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달걀 껍데기를 모아 연구에 활용했다. 달걀 껍데기를 가열해 산화칼슘을 만들고 알코올이 수소와 그래핀으로 변환되는 원리와 산화칼슘의 역할도 실험과 이론으로 풀어냈다.
한 박사는 “산화칼슘을 이용한 알코올의 증기 개질법은 훨씬 큰 규모로 반응이 진행되는 상용화 환경에도 같은 효과를 보일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에탄올을 비롯한 바이오 자원을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4월 19일자에 실렸다. 중국 지린대학교의 칭 지앙(Qing Jiang) 교수와 지-웬 첸(Zhi-Wen Chen) 연구원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