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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KT 화재 청문회 맞나…여야 '채용비리' 소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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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측 고위층 겨냥 '정쟁'…당사자 빠진 채 막말·의혹 공세만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KT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약속을 깨고 야당 핵심 인사를 겨냥한 이른바 채용 비리에 화력을 집중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청문회 핵심 증인인 유영민 장관 불참을 이유로 계속 청문회 발목을 잡았다. 통신 대란 사태를 부른 KT 화재에 대한 책임 규명 등 당초 청문회 개최 이유를 무색케 할 정도로 양측이 의혹과 막말 등 난타전만 이어갔다.

정쟁에 일관하다는 일부 자성론이 나오면서 뒤늦게야 화재 원인 및 관리 부실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7일 국회에서 KT 청문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와 관련해 'KT 화재 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다.

증인으로는 KT에서는 황창규 회장과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이 출석했다. 정부 측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대통령 해외순방길에 올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이를 대신해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출석했다.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권혁진 국방부 정보화기획관,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이 참고인으로 자리했다. 김철수 KT 사용직노조 경기지회장은 불참했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좌)과 황챵규 KT 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좌)과 황챵규 KT 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 유영민 장관 질타하는 한국당 vs 황창규 퇴진 요구하는 민주당

청문회는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유영민 장관 불참을 이유로 청문회를 보이콧하려 했다. 여당이 총선을 앞둔 유 장관을 보호하기위해 사실상 정부 책임자의 불출석을 용인했다는 이유에서다. 여야 힘겨루기 속 "찌질하다"는 막말과 고성이 오간 뒤에야 청문회는 예정된 시간을 1시간 넘겨 11시에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간 충돌은 청문회 중간중간 반복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KT 화재 사고 원인보다 황창규 회장의 부실경영과 채용비리 등을 문제삼으며 이와 관련된 야당 측 수뇌부 인사를 겨냥한 의혹 제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당초 이번 청문회를 화재 원인 등에 집중하기로 한 합의를 사실상 깬 셈이다.

여당 측은 채용 비리와 후임 회장 인선에 황창규 회장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들어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의 채용비리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 문제인데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애초 책임있는 답을 들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황창규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 등 인선에는 관여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채용 등 문제는)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야당 반발도 거셌다. 자유한국당 측은 "(여댱 측이)약속을 어겼다"며 수차례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에게 제지를 요청하는 등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또 KT 피해보상 절차 관련해 여야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거듭 문제 삼았다. 소위 '한국당 패싱'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기도 한 노웅래 과방위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KT 청문회 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좌)이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중)과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야 간사들이 노웅래 과방위원장 앞으로 모여 논쟁을 지속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KT 청문회 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좌)이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중)과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야 간사들이 노웅래 과방위원장 앞으로 모여 논쟁을 지속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규명안된 화재 원인, 청문회도 '의혹'에 소모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와 관련한 뚜렷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점을 두고 KT 측의 조사방해 등 의혹도 제기됐다.

KT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는 정부와 소방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 합동 1차와 2차 감식, 국과수 감정을 거쳤으나 방화나 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것 이외에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도 이 과정에서 KT가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등 방해 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불거져 논란을 예고했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이 같은 KT 조사 방해 의혹을 제기하며 "소방청 조사를 의도적으로 지연, 방해하면 공무집행 방해"라며 과방위에 고발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은 "5건을 요청했고 결과적으로는 다 제출했으나 빠른 것은 하루, 늦은 것은 일주일, 심하면 20일 정도 걸렸다"고 답했다.

참고인 중 김철수 KT사용직노조 경기지회장 불참에 대해서도 KT 측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훈 의원(민중당)은 "KT의 직간접적인 외압에 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황 회장에 참고인 불참 문제를 따지기도 했다.

이에 황 회장은 "참고인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여한 바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또 자료 제출과 관련해서는 "공문에 맨홀 관련된 것도 있었는지 확인했는데 일반적인 안내문으로 관계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청문회가 정쟁에만 일관하고 있다는 자성론이 일면서 오후 들어 화재 관련 원인에 대한 난연 케이블 등 실질적인 문제나 정부 관리 부실,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은 "KT에서 난연 케이블을 쓴다고 했는데, 이렇게 싹 탔으면 난연케이블이 아닐 수도 있고, KT 난연 기준에 따라 케이블 공급이 되지 않았다 의심할 수 있다"며, "납품 받을 때 검수 받는 기준을 달라고 했는데 대외비라 제출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여러 실험을 해봤는데 아직까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도 "난연도료 성능 보장이 5년이지만 아현국사는 1990여년대 도포 이후 재도포 내역이 없다"며, "비난연 케이블 관리 등 재난관리 투자를 포기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재난 투자비는 자연재해 복구비가 포함돼 연도별로 줄어든 해도 있고 늘어난 해도 있다"며, "그렇다하더라도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하고 다시 한번 대응 계획을 다시 들어보고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도 "난연화 비율이 60% 정도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2년 내 전면적으로 도료로 도포할 계획"이라며, "완벽히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창규 KT 회장(좌)과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
황창규 KT 회장(좌)과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

정부와 KT 등이 빠른 시일 내에 통신재난 대비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D등급(통신시설) 2개를 묶어 C등급이 됐다는 것은 안전기준을 통합하는 순간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며, "통합하고 4년간 보완했다고 하는데 일정기간 통합을 유예할 지 이런 기준도 없었던 것이라 준비가 안됐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KT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자가 시설 운영자에게 전부, 당장(이원화 등 재난대비를) 하라 해야 한다"라며, "재정부담 말할 수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 추경을 왜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민원기 과기정통부 차관은 "시정 조치를 취하고 나서 이행안됐을 때 과징금 규정이 없어 제도적 정비를 해나가도록 하겠다"며, "기본계획을 개편하면서 과거 80개 중요통신시설이 863개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변 의원은 "계획을 세웠으면 실행이 중요하다"며, "3년안에 하겠다고 하는데 3년간 불안에 떨어야 하나"고 질책했다.

이어, "통신사가 7천500억원의 투자비가 없다는 것은, 기존에 해야할 걸 안해 시정하는 것이어서 여력이 있는 것이고, 재난 대비는 선행투자가 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황 회장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서 부족한 부분을 당장 조속히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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