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 집중도가 해외 주요 수출국 평균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아 주력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신(新)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출이 10% 감소하면 생산유발액이 최대 20조원, 고용은 5만명을 손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19일 '우리나라의 수출 편중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최근 2년 간 급등한 반도체 수출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구조의 편중성이 더 커졌고, 이는 수출 품목 집중도의 측정을 통해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품목 집중도 측정 결과, 최근 수년 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2018년에는 지난 20여 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해외의 수출 품목 집중도와 비교 시, 2018년 기준 해외 주요 수출국(10대 수출국 중 홍콩 제외)의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거의 2배 가까이(약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수출 품목 집중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일부 주력 품목의 수출이 전체 수출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할 경우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다른나라에 비해 수출 품목 집중도가 높은 이유로 “20여 년 이상 선두권을 유지해 온 반도체의 기술우위를 들 수 있지만, 다른 주력 제조업의 부진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실패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WSTS(World Semiconductor Trade Statistics)의 최근 ‘2019 세계 반도체시장 전망’을 근거로 올 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WSTS는 작년 말부터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 전망치를 점차 하향 조정해왔으며, 가장 최근에는(2월말) –3.3%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더욱이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14.2%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는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유사한 패턴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WSTS의 전망이 현실화 된다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큰 폭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 1, 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격감한 사실을 볼 때 WSTS의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내외 전망을 기초로 반도체 수출증가율에 따라 시나리오를 구성해 반도체 수출의 산업연관효과를 분석했다. 그 중 WSTS의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 전망과 유사한 –10% 성장 시나리오의 경우 최대 20조 이상의 생산유발액 감소와 5만 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높은 수출 품목 집중도는 수출의 감소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신(新)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주문했다. 이에 보고서는 후발 국가와 격차가 거의 없는 주력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원과 불필요한 각종 규제 및 제도에 대한 개선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연장 등 구조조정 지원제도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심화되어가고 있는 노동경직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혁신성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조정도 산업성장을 막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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